문학이야기<13>
죽음을 통한 재생의 모티브
위트와 아이러니, 꼴라주수법
4월은 소생각성부화의 달
대각개교의 달 4월이다.

 쵸서는 캔터베리의 이야기에서 4월에는 주민들이 성지순례를 떠난다고 하였지만, 우리도 주세 불이신 대종사님의 거룩하신 발길을 따라서 지리적인 순례만이 아닌 정신적인 성지를 순례해야 할 것이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시의 모두에서 거칠고 갑작스런 음성으로 문명의 메마름과 절망적 상황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여기서 노래한 4월의 잔인함은 가사상태를 바라는 현대인에게 모든 것을 일깨우고, 재상을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재생을 강요하기 때문에 잔인한 달로 표현한 것이다. 결국 황무지는 정신적인 고갈상태와 인간의 믿음의 부재, 생산이 없는 성, 그리고 재생이 거부된 죽음에 대한 시이다. 따라서 4월은 소생과 부활과 각성을 촉구하는 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죽음을 통한 재생은 황무지뿐 아니라 엘리어트의 다른 여러 시와 시극에서도 중요한 모티브로 사용되고 있으며, 동서고금의 인류문화 전반에 걸쳐 끝없이 되풀이되는 신화적 원형이다.
 엘리어트를 이라는 찬사와 함께 20세기의 한 이라 예찬하기도 하지만, 그의 시와 비평론은 현대시 사상 획기적인 것으로 소설에 있어서 죠이스의 율리시즈가 차지하는 의미와 비견된다. 그것은 수위 자연발생적인 감정과는 관련이 적은 것이며 세련된 정신이 문화 속에서 빚어내는 그 무엇이다.
 그가 시에 기여한 업적은 우선 지나친 감정을 배제할 때 시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감동을 주는가 하는 것이었으며, 다음으로 그가 새롭게 도입한 것은 꼴라쥬수법이었다. 이미지와 이미지의 연결을 위한 언어를 제거하고 그것들을 그대로 병치시키는 방법이다. 이런 특성이 시를 난해한 흐름으로 몰고 갔지만, 이야말로 서구의 지성이 이룩할 수 있는 한 완성이라 할 것이다. 그가 시에서 요구하는 것은 위트()와 아이러니()였다.
 엘리어트가 추구한 종교는 영국정교인 앵글로가톨릭이다. 우리와는 정신풍토가 판이하지만, 일원신앙에서도 정신적 황폐를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받아들여질 때 황무지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 할 것이다.
 이 4월에 일독을 권한다.

<시인전주교대교수전주교당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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