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자료총서
교단 사료 정리사업의 개가
교화이념 ㆍ 교의사상의 보고
―양 현 수 <교무 ㆍ 원광대 교수>

서적은 그 집단의 사회적 성격을 잘 드러낸다. 어떤 서적이 출판되었으며 구성원들이 어떤 책을 얼마만큼 읽느냐에 따라 그 집단의 사회적 성향은 달라진다. 책은 결국 문화적 소산이며 사회적 욕구의 표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반론이 원불교의 상황에 그대로 적용됨은 물론이다. 돌이켜보면 원불교는 초창기부터 이른바 「활자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왔고 그것이 오늘날의 존재형태와도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초기교서나 「월미통신」등의 기관지에서 우리는 문화체 에로의 꿈틀거림을 본다. 「불교정전」을 통한 대종사님의 경륜이 「원불교교전」으로 결집됐을 때, 원불교학은 비로소 근거지를 마련한 셈이며, 교단은 문화교화의 차원을 모색하게 되었다.
거기에서 요청되었던 것이 교단사료 정리 작업이었으며 정화사는 「원불교교고총간」(전6권) 발간이라는 획기적인 사업을 이룩하였다. 이에는 초기 교서 ㆍ 초기기관지 ㆍ 사업보고서 등 개교반백년(55주)가지의 사료가 대거 망라되었다. 다만 활자조판 및 지면의 한정에 따른 원형감각의 상실, 생략부분, 오탈자 등이 특히 기본자료 정리를 본영(本嶺)으로 하는 연구자들에게 있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었다.
원광사에서 인간하여 제1회 원불교 출판문화 대상을 수득(受得)한 『원불교자료총서』(전11권)는 이러한 詩意에 맞추어진 교단사료 정리사업의 개가이다. 이에는 기획 ㆍ 편집이며 영인(影印)에 따른 제반공정이 면밀하게 이루어져 있어서 교리이념이나 교의사상의 전개에 무궁한 보고가 될 것이다. 「월미통신」 ㆍ 「월보」 ㆍ 「회보」등「원광」이전의 교단 기관지를 전부 담고 있는 본서는 전게(前揭) 「총간」의 제3권까지에 해당한다.
시대적으로는 1928년(원기 13)부터 1940년(원기 25)간의 교단 역사이다. 제1권의 첫 머리에 「약자로 강자되는 법문」(이공주 수필)이 최초법어의 정리된 형태인 것처럼, 초기 교단의 역사와 함께 대종사님의 구세경륜이 大河처럼 전개된다. 원불교의 문학이 있고 철학이 있으며, 사회교화를 향한 방향타가 천명되고, 선진들의 드맑은 낙도의 삶이 아로새겨져 있다.
현대사회에 있어서 원불교가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대종사님의 성자혼의 체현이 第一義이며 본서의 의의도 여기에서 나타나게 된다. 간명(簡明)하게 밝혀진 「교전」의 뜻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법문의 상황성의 보완이 필요 불가결하다. 봉서 제1권의 해제나 제12권의 目錄편은 이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들이 이용될 때 법설 ㆍ 회설 ㆍ 시가 등의 장르별이나 필자별의 재정리 등, 관련 작업의 요청이 교학연구자는 물론 교화현장에서도 다시 새롭게 대두되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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