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의 고차원적 기능화

교정원장은 금년 11월 총회 교정위원회와 중앙교의회에서 행한 원기 71년도 교정보고 및 시책발표에서 교단史 제2대 결산의 의미를 크게 두 가지로 집약했다.
그 하나는 전 교도의 공부와 사업의 결산이다. 공부의 결산은 그간의 신앙수행을 통하여 일원대도의 정법으로 적공한 결과를 스스로 평가하고 사정하는 일이며 사업의 결산은 전 교도가 교화 ㆍ 교유 ㆍ 자선 ㆍ 산업 ㆍ 문화 ㆍ 봉공 등 전반에 걸쳐서 세상에 두루 기여하고 사회공익을 위해 얼마나 한 노력을 하였는가를 저마다 돌이켜보는 일이다.
교단史 제2대 결산의 또 하나의 의미는 교정의 종합적인 점검과 재정비라 하였다. 전무출신의 선발, 교육과정 및 훈련체제, 전무출신 제도, 그리고 인사와 재정운영, 교단 산업 등의 모든 문제들을 보다 합리적이고 생산적이며 나아가 교화력과 교단의 발전을 증대시키는 방향에서 교헌개정 및 교규개정 등이 요구된다고 보고, 교헌개정은 내년도 정기총회에 상정 의결하고 1년간 개정된 교헌에 입각하여 각종 교규를 개정 또는 제정하여 제2대를 마무리 하고 제3대를 맞이하는 교단사의 새로운 장의 개막과 더불어 완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일련의 미래지향적인 교단觀, 교단적인 역사의식은 지극히 보편적이면서 너무나도 당연한 순리적 귀취라 하겠다. 여기에서 우리들에게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어느 한 가지도 다 버릴 수 없는 것은 우리들이 살아온 삶이라는 그것이며 삶의 의미가 축적된 그 경험이다.
원불교 교단史 제2대 72년의 역사적 과정은 그대로가 원불교로서의 성장과정이며, 결실과정이며 결복의 과정으로 이어지는 생명의 역사, 진리의 역사, 창조와 자유와 평화의 일대사명을 지향하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그 기반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동안 우리들이 살아온 것들의 그 나름대로의 가치와 경험들이 그 어떤 것이든 혹은 바람직하고 혹은 위대한 것이고 혹은 열등하고 치졸하고 추상적 관념적이고 물량적이고 혹은 시행착오와 좌절과 방황이 거듭됐다손 치더라도 사실을 사실대로 바르게 보고 돌이켜보며 또 시인하며 일체를 남음 없이 삶의 바탕으로 역사의 깊은 뜻으로 모름지기 수렴하여 모두가 다 같이 밝은 내일을 향하여 그 마음을 함께 하고 우리들의 궁극적인 이상과 현실로서 서로가 어우러지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나가는 우리들의 공동의 원력이 아닐 수 없다.
70년 동안 살아온 원불교의 삶은 그저 일상적인 가치로서 아무렇게나 주어지는 것처럼 덮어놓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만약에 세속적이며 선천사적(先天事的)인 일종의 고정관념에서 원불교의 삶과 그 역사적 방향이 평가되고 결정되는 것이라면 더는 할 말도 없지만 보다 진리의 모습으로서 생명의 실체로서 상생과 개벽의 종교로서 선천의 역사를 수렴하고 그 오랜 동안 축적되어온 삶의 경험과 결실의 가치를 마무리하는 이 총체적인 역사의 작업과 더불어 새 역사와 새 시대의 길이 되어 주어야 하기까지 우리들에게 부여된 공부와 사업과 원불교 교단적인 고차원적 기능화(技能化)의 전개방향은 어느 한시인들 쉬거나 늦출 틈이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원불교 교단史 제2대의 마무리와 함께 제3대를 맞이하는 역사적인 지향은 단순한 요식행위로서의 결산이나 청산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지나온 묵은 세상 선천의 암흑을 청산하고 그 축적된 결실과 경험을 수렴하는 동시에 보다 밝고 완성된 지혜와 사랑을 창조 전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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