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원불교인
신앙은 장식물이 아니다.
법인정신으로 무장하자

 법인절이면 특별히 생각나는 두 사람의 원불교 인이 있다.
 하나는 어느 회상의 경리과에 근무하던 회사원이다. 그는 원불교의 가르침을 나름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는 회사에 입사할 때부터 경리과에 근무한 것은 아니었다. 성실한 그의 복무자세가 그로 하여금 경리과로 발탁되게 되었다.
 경리과는 사내에서 노른자위로 알려져 있던 터였다. 주위에서는 그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았다.
 경리과는 지방 지점과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융통성이 제법 있는 터였다. 그래서 부수입이 꽤나 있었다.
 그는 경리과의 평범한 출납원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에게도 과장으로부터 와지는 고물이 있었다. 그는 고물이 어디서 어떻게 생기는가를 알아보았다. 그것은 지방 지점의 불리한 계약 조건으로 얻어지는 것이었다. 지방 지점은 경리과의 횡포를 알면서도 영업상 어쩔 수 없이 견디는 것이었다.
 그가 과장으로부터 받은 약간의 고물, 그리고 경리과 내의 부조리에 대하여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정의는 실행하고 불의는 버리라는 작업취사의 가르침이 가슴을 두드렸다. 그러나 그는 인생으로나 사회경력으로나 아직은 힘없는 풋내기 -. 거대한 구조적 모순에 대하여 뽑은 칼이 없었다.
 그는 마침내 경리과를 떠나기로 결심하였다. 그의 상관이나 주위에서는 영문을 모르고  경리과를 떠나는 그를 이상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다른 또 하나의 얼굴, 그는 대학생 신분이었다. 서울에서 공부하는 그는 방학도 아닌 어느 날 귀향하였다. 주위에서 그의 귀향을 궁금해하였다. 그런데 귀향 까닭은 다음과 은 것이었다.
 대학생인 그는 곧 군에 입대하게 되었다. 군에 간다는 것은 퍽 고달픈 것으로 느껴졌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가정이 가까운 곳에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방위병으로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병무관계 담당자에게 적의 한 향음을 베풀고자 한 것이었다.
 회사원의 그나 대학생의 그는 분명 원불교 인이었다. 그러나 하나의 그는 원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고민하였고 그의 힘에 맞게 실천하였다. 그러나 또 하나의 그는 자신의 편의를 위하여 행동할 뿐, 또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겼다.
 법인()이란 원불교가 법계 즉 진리의 세계로부터 인류구제의 사명을 띤 공 조직임을 인가 받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법인은 혈인으로 증명되었고 혈인은 구인선진의 희생 봉공을 다짐하는 간절한 기도의 결과였다.
 그러므로 원불교인은 법인정신으로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만 참다운 원불교인이기 때문이다.
 신앙은 결코 인생의 장식물이 아니다. 신앙은 인생의 영원한 식량이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보고 매우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도덕이 없고 윤리가 사라지고 시민의식이 실종된 사회라고도 한다 .종교인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정말 매이리 배달되는 신문을 보노라면 정치나 경제나 모든 것이 답답함을 주지 않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땅의 어느 곳에서인가 남모르게 계속 신선한 바람을 불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인정신으로 무장하는 원불교 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원불교인의 두 얼굴은 마침내 하나의 얼굴로 합쳐질 것이기에 밝고 희망찬 내일을 기대하는 것이다.
<교무교정원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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