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위원회의 발족

교육개혁위원회가 지난달 초순에 총원 30인의 법정위원을 선정, 정식 발족되었다. 이번 교육개혁위원회의 발족은 작년 교정위원회의 결의사항을 이행한 것으로서 그간 여러 차례의 회합과 자문 등의 준비과정을 거쳐 드디어 그 출범을 보게 된 셈이다.
교육개혁위원회의 일찍이 종전에 없었던 특별기구로 탄생된 것은 물론 따라서 그 소속도 수위단회의 직속으로 설치할 만큼의 적지 않은 비중을 지니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이와 같이 특별조치를 단행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원불교교육의 상황이 만연하기에까지 이르게 되었는가ㆍ 반드시 그러지 않으면 안 되고, 일대혁신을 감행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살아날 수 없다는 그 필연적인 원인과 그 당위성, 개혁의 의지와 목표는 무엇인가ㆍ
우리 교단의 교단사적 발전내용에는 무릇 三大定向의 물줄기의 흐름을 헤아리게 된다. 그 물줄기의 흐름은 한 바다라는 같은 바탕의 연원이면서 저마다 스스로 설정하고 있는 궁극적인 방향을 가고 있다. 이것은 창립 이래 우리 교단이 3대 목표를 세우고 오늘날까지 지행하여온 교화 ㆍ 교육 ㆍ 자선의 길이다.
그냥 보기에 교화 ㆍ 교육 ㆍ 자선의 이 3대 사업의 목표들은 다 제각기의 특성에 따른 분업화의 그것처럼 따로따로 갈라져 있는 것 같으나 실은 그러한 이원론적 이분법적인 시각이나 사고방식은 우리 교단의 교단적인 발전원리와는 엄청나게 어긋나는 궤범이다. 그것은 제각기 다른 길이 아니라 다 같은 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여기에서 교육이라는 것도 「원불교교육」이며, 교화도 자선사업도 다름 아닌 일원상의 진리, 그 진리가 지향하는 한 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교단의 3대 사업목표는 다 같이 제각기 선 다른 입장에서 교단사적인 전개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버리지 못한다.
이와 같이 3대 목표를 지향하는 저마다의 각 기능이 교단사적 교리사적 발전을 위한 그 어떠한 종속적인 기능으로서 혹은 일시적인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서 있어지고 변화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교화 ㆍ 교육 ㆍ 자선은 서로가 서로의 입장에서 자기의 뜻대로 전 우주사적 전일체계로서의 일원의 진리와 그 전체성을 대표하면서 작용하게 되는 사명이 있다.
원불교교육에 대한 그 바른 「위상」의 인식과 원불교교육관의 정립의 문제는 반드시 원불교교육개혁의 의지에 앞서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다. 그리고 원불교교육의 역사는 교단사의 한 발전적 측면으로 이루어진 한 분야의 양상이 아니라 원불교창립의 시원과 더불어 시작된 그 源流의 의미에서부터, 지나온 20년 혹은 30년의 원불교교육의 흐름에 서서 스스로 돌이켜보고 그 무엇 하나도 함부로 버릴 수 없는 귀중한 경험들을 모조리 살려서 원불교교육의 비옥해야할 토양을 위하여 한줌의 거름이나마 기여하는 바가 되어야겠다.
일세기나 반세기의 일도 아니고 불과 몇 해 사이에 원불교교육뿐만 아니라 이 나라와 이 세상 온갖 교육의 기틀은 여기저기 할 것 없이 도처에서 와그르르 와그르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소리가 어지러이 들리고 있다. 세계의 선도자로서의 교육이 갑자기 뒤바뀌어 물질의 노예가 된지 오래이며, 마침내는 인간세계의 단절, 상실과 함께 교육 역시 부재현상을 못 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불교교육개혁의 바람은 만 생령을 한 품으로 살려내는 동남풍으로서 이윽고 이 세상 모든 교육의 생명을 함께 살려내는 역사적 동기가 되어야겠고 우리 교육이 살아나는 것은 곧 교단의 밝은 미래를 약속할 전초기기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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