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부활은 사회병리현상 가중
부모교사간 위화감도 부채질

 문교부에서 지난 8월 11일 이리춘천원주천안 등 4개시를 전국 18개 고등학교 평준화 대상지역에서 제외한다는 발표가 있고 난 후 이에 대한 각계의 의견이 찬반으로 양분도어 난상 논의되고 있다.
 교립 원광고등학교와 원광여자고등학교 등 원광학원이 자리한 이리지역에서도 전교조 이리익산지회명의로 된 평준화제외반대성명과 해제를 바라는 이리시민 일동존속지지 시민일동등의 명의로 된 유인물이 유포된 가운데 이리시 교육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의해 이들 문제가 최대현안으로 쟁점화 되고 있다.
 특히 전북교육위원회가 92년부터 이를 시행할 움직임을 보여 이의 시행여부를 놓고 각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먼저 고교평준화가 해제되어야 한다는 측의 입장은 평준화 이후 우수한 인재들이 타 시도로 전학, 인대의 현상이 심화됐으며, 이 같은 현상은 학부모들의 교육비는 물론 이중생활로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을 뿐만 아니라 가정을 떠나 타 시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들 청소년들의 생활지도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등을 들고 있다.
 이리지역에 위치한 여러 학교 중 이 같은 경쟁입시를 주장하는 학교로는 남성학원산하 남성고교를 비롯해 이리여고 등 고교평준화가 실시된 80년대 이전의 소위 명문고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경쟁입시로의 부활은 갖가지 문제를 야기하므로 결코 고교평준화가 해제되어 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측은 고교입시가 부활됐을 때 야기될 여러 가지 병폐 중 먼저 학생들의 자주적, 창의적 사고가 마비되고 기계적이고 맹목적이며 순응적인 인간으로의 전환과 입시과열 경쟁으로 차별의식과 소외감이 가중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또한 이른바 명문 고교로의 선호도가 급증, 과외비 참고서대 촌지 등은 물론 엄청난 교육비를 학부모가 부담함으로써 사회적인 병리현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소위 명문고교로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이 갖는 청소년들의 탈선과 소외감은 물론 패배주의적인 사고가 팽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들은 지도할 일선학교 교사들은 경쟁입시가 재현될 경우 입시위주 일변도의 비인간화된 교육 풍토 속에서 수업시간과 근무시간이 증가하고, 나아가 행정당국의 수직적인 지시와 통제행정으로 인한 학원의 자주성 상실이 우려될 뿐 아니라 일부 학교는 운영상 우려를 자아낼 만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주장한다.
 현행 대학입시가 안고 있는 과열과외에서 비롯되는 갖가지 폐단과 괴리감 등이 고교로의 하향된 입시경쟁을 통해 중졸자의 재수현상을 가중시켜 이 같은 일련의 난제들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문교부는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하여 이리지역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고교평준화 해제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544%의 찬성지지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전교조 이리익산지회 측은 응답자의 구성과 조사반 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여론조사방법 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여론조사 표집 대상 지역 내에 20여 개 학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의 선정한 5대교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이미 공정성이 상실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지난 5월 이리시내 8개 중고교에서 1백59명의 일선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쟁입시로의 부활반대에 72% 찬성 26%로 절대다수의 교사가 현행평준화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 교조 측은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양측의 찬반에 앞서 고교평준화 해제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노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국민에게 내세웠던 사안만을 감안할 때 이리춘천원주천안 등 4개시에 고교입시를 부활한다는 발표가 있기 전 서울을 비롯한 타사를 통해 평준화 해제에 대한 논의 중 해당지역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과 집단 행동에 의해 철회된 적이 있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
 특히 지난 2월 대통령이 문교부장관에서 평준화 교육 개선책에 대한 특별지시가 있고 난 후 불과 몇 개월만에 지난 10년 간 온갖 어려움 곳에서 이제 서서히 정착되어 가고 있는 고교평준화를 전면 백지화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의 시행의도가 매우 의심스럽다는 것이 일선교육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교육은 한나라의 백년대계를 가늠할 인재를 육성하기에 전인교육을 강조해왔다.
 나날이 심각해 져 가는 인간성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기에 교육의 소중함을 거듭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그간 우리의 교육은 516, 10월 유신, 517직후 등 정권교체나 정치체제의 변혁기마다 교육과정이 전면 개정되기 일수였다. 그때그때 정부가 발표한 교육 개혁 조치들이 오늘에 와서 평가할 때 대부분 얼마나 허구적이었던가. 피해자는 학생과 학부모였을 뿐 정책입안자나 행정당국 그 어디에도 책임소재를 물을 수도, 책임지는 답변을 들은 적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편 다행스러운 것은 11일 전북도 교육위원회 주최로 이리공고 강당에서 공청회를 개최,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나 현재 이리지역에서 일부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는 특정고교 동문들의 입김에 좌지우지되어 요식 행위만을 거친 졸속행정으로 인해 다가올 지자제와 서해안시대를 향도해 갈 이리지역의 역군들의 장래를 그르치는 해당 행정 부서에 촉구하고 싶다.
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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