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정신개벽 등 세계사의 방향을 제시
제생 의세의 사명과 불교의 혁신 등을 주장

 이 글은 원광대 행정학과 언론 홍보전공으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송인걸 교무의 일제치하 원불교 언론의 연구란 논문을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 주

 본 논문은 일제치하 원불교 언론인 불법연구회 정기간행물 즉 월말통신, 월보, 회보의 역사를 고찰한 후에 그 회설의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원불교가 창교된 1916년 당시 그 발상지인 한국은 국권을 완전히 상실한 식민지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일본 제국주의가 식민지인 한반도를 무단통치로 다스리고 있던 시기에 원불교는 불법연구회란 교명으로 창립됐던 것이다.
 따라서 원불교는 한국이 일제의 강점 하에 고난을 겪은 긴 세월 동안 온갖 질곡과 수난을 이겨가며 창립 기를 보내야했다. 그동안 소태산 대종사를 비롯한 창립선진들이 교단의 유지발전과 사회운동을 위해 쏟았던 열의와 이에 대응하는 일제의 줄기찬 불법연구회 해체시도는 815해방이 되도록 까지 계속되었다.
 이러한 일제 치하에서도 원불교는 중앙총부와 지방 교당간의 통신연락과 교도들의 공부사업의 독려와 교화발전을 도모하는 등 커뮤니케이션 역할의 수행을 위해 교단초기부터 월간 정기 간행물을 발간하였다.
 월말통신은 1928(원기 13)년 5월에 제1호를 발행, 1930(원기 15)년 12월, 제34호까지 발행되다가 1년 3개월 간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발행이 중단되었다. 그 후 1932(원기 17)년 4월에 제35호를 복간하고 제 36호부터는 월보로 게재하여 1933(원기 18)년 6월, 제48호까지 월간으로 간행되었으나 월보제48호는 총독부 경찰당국의 출판허가를 받지 않았던 관계로 압수 당하고 폐간되었다. 그 후 1933(원기 18)년 8월에 총독부의 출판허가를 받고 매회마다 사전검열을 받는 형식의 불법연구회 회보는 1940년(원기 25)년 6월 제65호를 끝으로 간행이 중단되었다.
 월말통신월보회보로 제호를 변경 간행한 1928(원기 13)년부터 1940(원기 25)년까지의 12년 간의 기관지 변천사는 원불교 교리, 제도, 사상 등의 형성과정과 초기교단의 발전 사를 여실히 증명해 주는 소중한 사료이다. 원불교 창립기의 간고 한 상황, 그 중에서도 일제의 감시와 핍박이 극심하던 시절에 공문서 형식으로 출발하여 잡지 성격으로 발전하기까지 원불교 교단발전과 사회교화에 끼친 영향은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불법연구회 기관지들은 한국잡지사에 있어서 한국의 농민 종교단체가 자립적 힘으로 발전시킨 민중잡지의 한 표본으로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것이며, 당시 원불교의 민족 계몽작업과 일제에 대한 인식을 잘 반영해 주고 있을 뿐 아니라 1936년 남차랑 총독부임 이후 일제의 언론탄압과 친일언론 강요시기의 한 증언으로서의 위치도 아울러 지니고 있는 만큼 그 사료적 가치는 매우 크다 할 것이다.
 한편 불법연구회 월말통신, 월보, 회보등 기관지 발간의 역사가 오늘날 원불교 잡지인 원광과 신문인 원불교 신문으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불법연구회 정기간행물의 회설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불법연구회 기관지 회설의 성격을 살펴보면 회설은 일제하 수난의 역경 속에서 회체의 기초를 하나 하나 어렵게 다져나간 불법연구회를 대변하는 논설로서, 회체의 주의주장과 회원들에 대한 훈화를 담은 내용으로 이루어 져 있다.
 분석대상 총 95편의 회설을 기관지 제호별로 나누어 보면 월말통신22편, 월보12편, 회보61편으로 나타났으며, 집필자별로 나누어 보면 주산 송도성 종사, 혜산 정음광 대봉도, 구타원 이공주 종사 등 역대 주간이 주로 집필하였는데 특히 혜산 전음광 대봉도가 쓴 것이 78편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양적 분석을 통해 나타난 주제별 빈도 수를 보면, 원불교 신앙수행(생활)에 관련된 회설이 39편으로 가장 많고, 원불교(인)의 사명을 일깨우는 내용의 회설이 20편, 정신개벽과 도학과학문명의 조화 등 세계사의 방향을 제시한 회설이 9편, 불교진리의 우수함과 혁신내용을 다룬 회설이 5편, 대종사의 위대함과 창립정신을 일깨운 회설이 4편, 동지열반 관련 회설이 2편으로 나타났다.
 위 양적 분석 결과에 다라 많은 관심으로 나타난 주제분야와 많은 빈도 수를 보이지 않았으나 역사상 그 시기에 중요한 현상으로 나타난 것을 대상으로 파악한 질적 분석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류의 정신개벽을 주창하고있는 점이다. 불법연구회 기관지 회설에서는 세계사의 방향에 대한 예견과 촉구를 상당한 비중을 두어 다루며, 인류 문명의 앞날을 밝게 전망, 정신개벽을 주창하고 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회보 제23호 회설), 과학과 도학(월보 제46호 회설) 현대문명과 미래도덕(월보 제36호 회설) 등의 회설을 통해 물질은 개벽되었으나 정신이 개벽되지 못하여 야기되는 현대인들의 불행의 실상을 밝히고, 정신개벽에 다같이 앞장설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과학과 도학을 병진하되 도학을 본위로 하여 과학을 선용활용하자는 원불교 개교정신과 교리사상을 일관성 있게 밝히고 있다.
 또한 회설에서는 도학문명의 부흥, 즉 인류의 정신개벽의 근원지는 동방이요, 그 중에서도 한국임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하여 일제치하 암울한 한민족에게 희망과 긍지를 불어넣어 주었다.
 둘째, 제생의세의 사명을 일깨우고 있다.
 고해에 헤매는 일체생령을 구제하고 병든 세상을 치료하여 살기 좋은 새 세상을 건설할 원불교(인)의 사명을 일깨우고 있다.
 대업을 완성토록 하라(월말통신 제12호 회설), 다시 선서의 언약을 두고(월말통신 24, 25호 회설) 등 회설을 통해 회우에게 제생의세의 사명을 일깨웠던 것이다.
 사마를 정복하고 평화를 만회하는 삼강령에 대하여(월말통신 제23호 회설), 우리의 신앙할 곳(회보 제7호 회설),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회보 제57호 회설) 등 회설을 통하여 원불교 수행법인 삼학병진과 신앙의 핵심인 사은보은의 우수성을 갈파하고 그 생활의 실제적 모습인 감사생활을 실천할 것을 회우에게 역설하고 있다.
 넷째, 불법의 우수성과 불교의 혁신을 역설하고 있다.
 불법의 진리는 생로병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우쳐 주는 심원하고 광대한 진리이지만, 그 불법을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불교를 혁신, 출세간 불교에서 세간 불교로 개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생활에 대한 불법의 필요(회보 제20호 회설), 불법의 힘(회보 제 40호 회설), 본회 출현의 근본정신(회보 제38호 회설), 불법의 대중화에 대하여(회보 제29호 회설), 출세간 불교를 세간불교로 건설하자(회보 제51호 회설) 등 회설을 통해 불법을 대중화하여 너른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은택을 주기 위해서는 그간의 출세간 불교를 혁신하여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한 세간불교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일제치하 원불교 언론 즉 불법연구회 정기간행물인 월말통신,월보, 회보,는 원불교 초기발전사의 연구는 물론 일제하 민족언론 내지 종교언론의 연구에도 소중한 사료임에 틀림없다.
송인걸 <교무본사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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