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의 지혜광명 얻으면
오고 감에 걸릴 것이 없다

 의두와 성리공부를 한다고 해서 영혼의 영신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영신을 눈으로 보았다는 사람이 가끔 있기는 하지만 나는 한번도 영신을 본 일이 없다. 그러나 영혼 천도 시에 천도가 잘 받아졌다함은 육안으로 아닌 마음에 오는 기운으로 느끼며 짐작 해 지는 바를 때로는 겪었다. 또 호기심이 많던 어린 시절 장마철 달도 없는 밤중 이슬비 내리는데 괴상한 기운에 몰려 마침내 경종과 목탁 그리고 독경으로 이를 물리쳤고 또 도깨비불이 많이 노는 시냇가 언덕에서 밤중에 혼자 도깨비 불 셋과 마주 싸워 이겨 멀리 쫓아날려 보낸 일이 있은 데 뒤에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음을 보았다. 한번은 접신이 된 사람에게서 접신된 그 영혼을 떼어 보낸 일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영신으로 보지 못했고 다만 기운으로 느껴 알고 보내며 또 천도한 일이 있었다. 그런 뒤에는 이러한 장난기 있는 놀이를 다시는 한 일이 없었다. 그러나 영혼 천도만큼은 법이요 길이며 진리요 그 분의 다음 생을 위해서 아주 정성스럽게 올려야 함은 제언할 필요조차 없지 않을까. 천도의 원리를 어디에 두느냐? 할 때 이는 우주 진리의 생명을 알아야 하는데 이는 진리의 광명을 스스로 가지고 있다. 이 광명은 무위이화의 광명이다. 동시에 이 광명은 형상 없는 까닭으로 우리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진리를 통해서 만유에게 미치는 밝은 힘이다. 이는 공적영지의 광명에서 오고 진공묘유의 조화에서 온다. 그리고 이 진리 적인 생명은 인과보응과 선악업보의 차별로 나투어 만유를 다스리되 하나의 오차도 없는 지극히 밝은 법도를 가지고 행하고 있다.
 천도란 바로 여기에서 애착 탐착 원착 등과 욕심에 물들어 어두워진 영혼에게 다시 진리의 광명으로 회복시켜 줌으로써 다음 생을 불보살의 극락세계로 인도해 줌을 말한다. 그러기에 어느 영혼이나 진리의 광명만 얻으면 천도가 되어진다. 이 광명은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힘인 까닭으로 그 힘은 바로 악도를 버리고 선도낙지로 옮겨 올 수 있는 힘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이 불보살로부터 진리의 힘을 얻을 때 마침내 모든 업력까지라도 소멸시키고 새로운 서원과 원력으로 천도를 받게 된다. 동시에 내가 진리를 믿고 닦아 진리를 깨쳐 얻음으로써 본래의 광명을 되찾고 보면 이를 일러 스스로 자기가 자기천도를 한 셈이니 여하튼 생과 사의 거래를 자유로 할 수 있고 청정일념으로 자성본원의 지혜광명을 얻으면 자연히 오고감에 걸림이 없고 진리를 깨친 큰길만이 영생을 두고 열리리라고 본다. 이것이 성리의 눈으로 보는 천도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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