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근속 퇴임하는 교립학교장
원광여고 정성숙 교장
모든 정성 쏟아 가꾼 교정
학교가 내 몸이요 내 몸이 학교

 원불교 교역자의 길을 걸으면서 한길 교육에 40여년을 헌신, 봉공해 온 교육자를 보내는 자리는 숙연했다.
 19일 원광여자고등하교 대강당에 자리한 내외빈들은 정든 교정을 떠나게 될 헌타원 정성숙 교장의 모습에서 제자들이 바친 갖가지 빛깔의 꽃들보다 곱고 보람찬 삶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대산종법사는 헌타원 교장은 여학교요, 여학교는 헌타원 교장이라는 법문으로 교육자로서의 일생을 치하했다.
 교단창업의 역사와 함께 여성교육의 한 분야를 평생을 통해 소중히 가꾸어온 정 교장은 30대 중반부터 칠순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황금기를 숱한 고난과 좌절 속에서도 오직 원광여자고등학교를 여성교육의 명문으로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으로 살아왔다.
 숙대 국문과와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정성숙 교장은 원기 41년 원광대 부속원광실업고등학원이 발족되자 초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듬해 원광중학교 일부를 빌려서 원광여자실업고등학원의 학생 16명과 원광중학교 여학생을 합쳐서 발족한 것이 오늘의 원광여자고등학교의 시작이다.
 평생의 공력을 학교 만들기에 쏟아온 정 교장의 지난 시간 속에는 200여명이 넘는 전무출신 배출의 영예로움과 함께 봄날 아지랑이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수많은 학교발전의 견인차적 역할의 얼굴들이 있다.
 세세곡절을 알아주면서 몸소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전성완 교도, 학교가 존폐위기에 처했을 때 선뜻 재정적 해결을 맡아줬던 친오빠 정성섭 교도, 평생을 도반으로 교육자로 함께 했던   이건춘 대봉도 등 수많은 인연들이 생각난다는 정 교장은 천산 대봉도와 생전에 교정을 거닐면서 나눴던 대담으로 40년 교직을 마감하게 되었다.
 기념식수를 하자는 제의에 천산님은 운동장의 흙 한줌 돌멩이 하나, 건물의 벽돌하나, 어느 곳 어느 구석 우리들의 몸과 마음으로 닦고 쌓지 않은 곳이 있습니까. 이 학교가 우리요, 우리가 이 학교 아닙니까정말이지 온몸으로 온통 던지면서 살아왔습니다. 40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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