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달<대학생연합회>
영산 성지를 핵 위협에서 보호하자
허위광고 믿는 안전 불감증
적극적 대처 왜 않나

마침 비 온 다음날이었다. 둥글둥글한 산들이 팔짱을 기고 어깨엔 안개 무더기를 살짝 드리운 채, 빗물로 짙푸르게 단장한 성지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고 3때 처음 가본 영산 성지 그 아름답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가 없다. 그런데 요즈음 성지 생각을 하면 걱정부터 앞선다. 기우일지 모르지만 옥녀봉에 버섯구름이 피어오르고 길룡리가 낙진이 펄펄 날리는 핵의 성지가 될까봐서다. 영광원전 3, 4호기가 안전성 문제로 말썽을 빚고 있다.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 한 모금도 더럽다고 생수를 사다 마시고 샴푸린스가 또는 세척제가 온 하천을 다 더럽힌다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왜 거대 공룡 기업들의 공장 폐수나 환경 파괴는 도외시하는 걸까? 더구나 부실시공과 안전검사로 문제를 빚고 있고 사고가 날 경우 그 피해가 반경 1백94km 이내인 보령부여평택화성군 등에까지 미치고 서울수원인천 등의 경우도 대피하지 않으면 만성 방사능 장애를 입으며 40만 명이 암에 걸려 사망할 것이라는 영광 원자력 발전소 3, 4호기 문제에는 왜 다들 태연하기만 한 것일까? 누군가가 당장 옆에 있어서 푸짐한 선물을 안겨준다면 무척 기쁠 것이다. 하물며 사은 님이 내려주시는 한량없는 은혜를 받고 있음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렇게 이미 낙원이 건설된 이 세계가 핵발전소로 인해 파란고해의 지옥이 된다면 어떻겠는가? 만약 영광에서 제2의 드리마일과 체르노빌 사고가 난다면 영광이 쑥밭이 됨은 물론 변산 제법성지, 이리 총부, 경북 성주까지 우리는 낙진 속에서 성지의 체취를 찾아야 될 것이다.
 유달리 원불교의 성지라서 만은 아니다. 이 나라 이 땅 모두가 우리가 아끼지 않는 곳이 어디 있고 조선이 갱조선이라던 대종사님 성혼이 안 담긴 곳이 어디 있으랴!
 세상은 한 일터 인류는 한가족이라는 종법사님 화동의 정신을 받들고 살아가는 우리가 유독 우리 성지라서만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정말 아닐 것이다.
 정부는 경남 양산과 경북 울진에서 핵쓰레기장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농성에 부딪쳐 핵쓰레기장 건설 계획을 취소했다. 핵쓰레기는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것이다. 핵발전소가 없으면 핵쓰레기가 나올 일이 없는 것이다. 핵 쓰레기의 원인이고 더 가공할 위험성을 가진 핵발전소가 들어서 있는 우리의 성지 영광땅. 더구나 3, 4호기는 안정성에 엄청난 문제가 있고 고기다 5, 6호기 건설까지 추진되고 있다니 실로 핵발전소의 성지가 됨직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정의 허위광고만을 믿고 사는 것인지 참 무감각한 사람이 많다. 아마 우리 원불교인 들은 너무나 원만구족하고 낙천적이어서 그런가보다. 그래서 조용조용하게 자신의 마음만을 닦고 사회문제에 있어서는 당연히 참여해야지 하는 긍정의 말 한 마디로 마무리짓고 복짓기에만 여념이 없나보다.
 지난 11일 원청 확대 임원회의에서는 영광원전 3, 4호기 핵연료 장전 저지에 대해 차라리 겁을 먹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았다. 사무국에서는 무책임한 기권을 했고 원청 회장은 행사에 대한 노이로제를 호소하고  개인적인 입장만을 피력했다. 물론 지금 하는 말이 현재 우리의 역량을 무시하고 생각한 망발이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옮은 일은 당연히 해야한다는 당위성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원청 30년 역사동안 그 만큼 해왔으면 되었다고 판단한다.
 이제는 실천에 옮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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