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책임만 가지고 이 일을 살피고 저 일을 살피는 것은 비록 하루에 백천만건을 아울러 나간다 할지라도 일심공부 하는데에는 하등의 방해가 없나니라』(대종경 수행품17장)

내가 겨울선방에 올 때 큰 화두가 한가지 있었다.

그것은 원불교에 대한 믿음과 신앙에 대한 나의 확신이었다. 오기 전부터 이를 화두로 삼고 원불교라는 큰 경계를 바꾸어 보고 싶었다. 경계가 닥칠 때마다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짐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경계가 아닌 나의 안식처요, 진아(眞我)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확신하고 싶었고,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선방에 오게 된 것이다. 서울에서 모든 것이 짜증나고 귀찮았고 원불교 또한 큰 경계였기에 훈련을 나고 싶었다.

7박8일 동안 내내 좌선하며 불공드리며 마음공부하며 진아를 찾기위해 애썼다. 힘들었던 좌선과 불공 등 원불교 훈련을 나면서 본래 마음자리를 찾을 수 있었고, 약간이기는 했지만 나의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마음과 불공드리는 마음인 정성스런 마음을 체험할 수 있었다.

아직 내 화두에 대해서는 가슴이 무겁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다시 경계에 쓰러지고 넘어짐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알 것 같다. 경계에 이끌려 계속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본래의 마음자리를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서대연 활동이 힘들고, 가정에서 인정치 않고 계속 경계하시더라도 이 큰 회상에, 대도정법에 이끌려 내 마음을 바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가지로 힘들고 어렵더라도 자신의 책임감으로 일심으로 두렷하게 공부한다면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게 맡겨진 일을 온전히 할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7일동안 100배를 올리며 항상 부모님을 위해 불공을 드렸다. 부모님의 원불교에 대한 경계와 딸에 대한 경계가 풀어질 수 있도록 사은님의 크신 은혜가 내리길 빌며 그 위력을 믿는다.

선방을 통해 그동안 품고 있던 경계와 응어리가 풀어짐을 느낀다.

〈숙명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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