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 正 濟
〈중앙청운회장〉

원음방송국의 설립은 우리 교단이 어렵사리 일궈낸 큰 佛事중의 하나다. 종법사님이 처음 원음방송국의 창설을 제창하실 때만해도 나는 21세기에나 가능한 먼 내일의 일로 생각했었다. 처음 이 일을 추진위원회가 시작할 때에 바깥에서 보기에 계란으로 바위깨기 처럼 보였고 냉소적인 분위기였다.

그러나 종법사님의 큰 지혜와 추진에 재가·출가 모두의 기도와 협력이 함께할 때 그 큰 바위도 이처럼 눈처럼 녹아버린다는 또 하나의 깨우침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원음방송국 佛事는 설립도 어려운 일이었으나, 보다 중요한 일은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앞서 설립·운영되어온 불교방송국이나 기독교방송 등은 우리와 규모가 다르긴 해도 지금 적자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운영에 잡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원음방송국은 이들 선발주자의 경험을 살려 장기발전구상을 세우고 단계별로 추진하되 당장은 비용최소화의 원칙 속에 이소성대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원음방송이 전국규모가 아닌, 익산을 중심으로 한반도의 중서부지역을 서비스권으로 한 「작은 출발」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이를 이소성대로 키우는 좋은 본보기로서 원불교 교사에 기록되기를 기대해 본다. 따라서 이러한 운영정책 속에 우리 원음방송 나름의 작으면서도 원불교정신이 배어 있고 법향기 가득한 우리 교당같은 분위기의 연출이 필요할 것 같다.

원음방송국의 운영은 그 프로그램에 따라서 운영경비는 엄청 달라질 것이다. 초기의 운영은 교단의 자체인력과 역량을 가능한 동원하고 기자·외부전문인력의 고용, 외주프로그램 등은 가능한 축소해서 초기 자본부담과 운영경비를 최소화하지 않으면 선발주자들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처음 작은 지역방송으로 출발하는데 큰 실망도 하였으나, 우리 교단의 능력과 여건으로 봐서는 이 이소성대의 기회를 부여 받는게 오히려 잘된 선택이 아닌가 싶다.

원음방송은 그 설립을 계기로 원불교 교단의 여러 조직중에 이와 연관되는 기능을 통합 내지 협력하여 원음방송에 연계시키고 또한 이들 통합기능의 발전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직화할 필요도 있다. 하나의 대안은 예컨대 원불교신문, 원음합창단, 각종 문화기능 등을 체계화 해서 원불교 문화재단(가칭)으로 일원화하고 이 재단이 이들 기능과 더불어 원음방송을 운영케 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들 기능의 고유영역은 각기 살리되 그 연관기능을 키우는 방향으로 조직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음방송이 당장 비용최소화 원칙을 고수하면서 단계적인 이소성대 준칙을 따라 먼 내일 자랑스런 전국방송으로 키워가기 위해서는 초기에 일원가족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산종사 탄생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더욱 활성화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쪼록 원음방송의 작은 출발이 한반도 중서부지역의 교화에 큰 기여를 하고 이를 계기로 이소성대의 큰 불사로 성장하기를 손모아 기도하고 싶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