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름대로 깨달은 일원상과 그것을 통해서 내 삶이 변화된 과정을 소개한다.

나는 그동안 별 경계 없이 잘 살아오다가 대학에 들어오면서 기나긴 방황을 시작했다. 전과 달리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분별심의 덫에 걸려 고민하면서 생활리듬도 깨졌다. 더 힘들었던 것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과거와 견주어 볼 때마다 미래가 두려웠다.

분별심 속에서 헤매다가 「아! 이건 꿈이구나」 하고 깨닫기까지는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간 일체중생의 본성과 대소유무의 분별이 일어나는 자리의 연결 고리를 잘못 보았던 것이다. 마치 잔디 위의 토끼풀을 뽑을 때 뿌리는 두고 풀만 뽑으면 토끼풀은 금방 다시 자라나듯, 일어난 경계들로 말미암아 본성은 보지 못하고 그 경계만을 제거하려다 보니 분별 주착심의 뿌리는 남아서 나를 괴롭혔다. 본래마음, 일어나는 마음, 내는 마음을 구별짓지 못해 경계에 끌려 다니다 보니, 다른 사람과 나의 분별심을 내었고, 괴로워했으며, 나를 부처로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꿈꾸는 미래의 내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있는 나를 불성으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신앙하기 시작했다. 그건 정신개벽과 변화의 기틀이 되었다. 나를 부처로 본 후에는 아상이나 분별심, 주착심이 깨뜨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진급하는 마음의 힘을 얻게 하는 씨앗이 되었다.

일원의 진리를 수행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심고와 기도의 위력이었다. 대학 4학년, 앞날을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고민할 때 교감님께서 심고와 기도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결정하기 어려운 일을 당할 때는 결정될 심고와 혹은 설명기도를 올리며……」

이 소절이 마음에 크게 다가왔다. 인생에서 큰 틀 하나를 규정 지을 시기이기에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세운 서원을 잘 알아 이루게 해주십사」하고 4월부터 천일기도를 올리고 있다. 천일기도를 올리는 동안 심고와 기도의 위력이 동포은으로 먼저 나타났다. 종교생활과 내 삶의 목표를 결정하는데 방향을 일러주는 법연을 만난 것이다.

정산종사법어 무본편 18장에 밝힌 「공덕을 짓는 데의 세 가지 법」에 대한 법문 중 천지 기운의 감응을 얻는데 심공덕의 위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내 기도의 범위가 내 중심에서 조금씩 넓혀졌다. 매주 일요일, 소년원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전에는 정이 모자라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만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라 여겼는데, 이제는 매일 저 아이들에게도 자신의 환경을 잘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인연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또 얼마 전에는 심공덕과 행공덕이 둘이 아닌 불이문임을 깨닫게 되었다. PC교당 법우들과 3일동안 파주에서 수해복구 자원봉사를 했는데, 그때 마음이 있어서 행하게 되고, 행함으로써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어려울 때 사은의 인도로 내게 불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길에서 심고와 기도로 자신할만한 타력을 얻으면서 인생의 대변환의 길로 접어들었다. 불성은 나라는 작은 우물에서 탈피할 눈만 준 것이 아니라, 우주만유의 본원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마음의 힘을 주었다. 이 진리를 알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사람들이 아름다워 보였다. 그러나 「이 우주에 하나뿐이 아름다운 나」 라는 말처럼 하나 하나가 모두 부처구나 싶어 얼마나 가슴 벅차 올랐던지 모른다.

내가 하지 못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내게 주어진 재능을 살리고, 주어진 길을 가는 것이 길이라는 것을 안다.

금강산 관광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종사님께서 금강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나는 「가장 단단하며 찬란한 금강의 마음은 본래의 마음으로 일체중생의 본성」이라고 본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금강산을 찾아 가겠지만, 그보다 산의 주인이 가져야 할 마음의 금강, 즉 정중함, 견고함, 돈독한 신성과 굳센 의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일원의 진리에 입각한 금강 같은 마음만 있으면 후천개벽의 시대를 위한 준비를 확실하게 한 것이 아닐까. 그때를 위한 공부와 수행을 열심히 할 것이다.

〈종로교당〉

이글은 지난 6일 서울회관에서 열린 제19회 교리실천강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박도환 교우의 원고를 간추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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