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종사 열반, 경제사고, 원음방송 개국 등 다사다난
대안학교 개교·재가교도 주축 사회봉사활동 돋보여

 

이원조· 박주명·문향허 ·나상호·노태형 교무 등 본사기자들이 한해를 돌아보며 교단의 이모저모에 대해 방담했다.

○ 국가적으로나 교단적으로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국가적으로는 IMF충격과 정권교체가 있었고, 교단적으로도 대산종사 열반, 종로원광신협 영업정지를 비롯 각종 경제사고, 원음방송국 개국, 원광학원 사건, 원대연20주년 행사, 대안학교 개교, 원호스피스의원 개원 등 예년에 비해 굵직굵직한 일들이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 올해의 빅 뉴스는 뭐니뭐니해도 대산종사의 열반을 들 수 있겠습니다. 33년 동안 교단을 이끌어 오면서 각종 경륜으로 교단을 기성종교의 반열에 올려놓은 스승님의 업적은 눈이 부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승님의 빈자리가 유난히 크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 하나 안타까운 것은 대산종사의 열반 당시 모습들이 너무 노출됨으로써 법위손상을 우려하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교단에서 대산종사의 열반에 대한 준비나 위업을 기릴 수 있는 작업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고요. 이번 열반은 대산종사를 교단의 스승을 넘어 한국의 스승으로 드러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언론 홍보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공동 화장장에서의 다비식 모습은 우리식의 장의문화가 절실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교화부장 인사가 되면서 1인1도 운동을 의욕적으로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정책이 실무부서 자체에서도 의견조율이 잘 되지 않은 인상을 줍니다. 또한 각 교구별 교화정책과도 조율이 부족해서 교구 사무국의 호응도가 낮았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일인일도 시행과정이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더군요.

○ 그동안에 「현장교화를 살리자」 「재가가 교화의 주역이다」 「현장교화 어떻게 살릴 것인가」등 교화활성화를 위한 구호는 많았는데, 교화방침이 겉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교구자치화가 시행되었지만 교구사무국이 교화정책 수립보다는 부수적인 일에 너무 치중하고, 교단 전체적으로 교화라는 난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산종사 탄백사업,정신살리기 운동으로 불붙어야

교화현실 과학적으로 진단하는 시스템 필요

교법실천 위해선 책임성 뒤따라야

○ 교화현실을 과학적으로 진단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에는 교화현장을 심정적으로만 판단하여 교화정책을 수립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또한 아직도 호남지역에 편중돼 있는 교화여건과 물량적으로 평가하는 제도 등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교화가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시점에서 부산교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벽축구단을 조직하여 청소년 교화의 물꼬를 열었습니다. 이것이 호응이 좋아 서울교구 등 여타 교구에서도 축구단 결성이 붐을 이루고 있죠. 원불교대학생연합회도 창립2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원대연 동문 결성 등 거듭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입니다.

○ 대산상사가 열반 전에 「총회를 잘 넘겨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는데요, 올 총회 기간중 교무회의에서는 경제사고 건이 집중 논의됐습니다. 서울 종로원광신협 건을 비롯 교정원 교육부가 관할하고 있는 사업회의 기금 손실건, 천안교당건 등. 그런데 이것에 대한 책임규명과 아울러 문책이 뒤따르지 않아 속시원한 문제해결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3,4일에는 출가교화단 단장·중앙모임을 중앙중도훈련원에서 가졌는데, 여기서도 책임규명보다는 무마하려는 분위기로 이끌어 참석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 이번 경제사고건을 계기로 교단 풍토를 건전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책임성이 명확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입니다. 그런데 교단 지도부에서 이런 정서를 제대로 읽어내지 않고 있어 결국 이것들이 또 하나의 나쁜 관행으로 남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 지금 교단의 가장 큰 사업은 1년 앞으로 성큼 다가온 정산종사 탄생100주년 기념사업인데요, 탄백사업은 크게 정산종사 닮기운동과 기념시설 조성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산종사 닮기운동이 장엄위주로 치우쳐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 느낌이 있습니다. 또한 기념사업 진행에도 여론수렴 과정이 아쉽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 그런데 탄백성금 모금은 IMF관리체제라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잘되고 있다고 합니다. 교도들의 정산종사에 대한 추모의 마음과 교단에 대한 신앙심이 식지 않았다는 증거인데요, 이런걸 봐서라도 좀 더 신중하게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원음방송국의 개국은 원불교문화 수준을 끌어올리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기독교 가톨릭 불교에 이어 4번째로 방송 전파를 보유하게 된 것은 의미있는 일인데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것이 오히려 지역종교로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우려합니다. 또한 재정적 부담을 어떻게 해결해 갈것인지도 과제로 남기고 있습니다.

○ 교육분야는 좋은 일들이 많았죠. 영산성지고에 이어 경남(원경고)과 경북(화랑고)에 대안학교를 마련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숨통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교립 중·고교에서는 입교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그 성과가 좋았다고 하는군요.

○ 전반기에 원광학원 산하의 원광보건대학에서 학장 경질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는데, 후반기에는 다시 원광대학교에서 총장선거로 시끄러웠습니다. 원광학원 이사회에서 오랜 숙고끝에 단안을 내린 총장임명인 만큼 그 후유증이 최소화되도록 모두가 합력해야 겠습니다.

○ 올해는 또한 재가교도들의 활동이 유난히 두드러진 한해였습니다. 올 3월에 설립한 원봉공회가 파주지역 수해때 신속하게 봉사활동을 펼쳐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고, 실직자쉼터와 무료급식으로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또 여성회에서는 금모으기운동 등으로 대사회 활동을 펼쳤죠.

○ 법무실이 종법사의 교단통치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쪽으로 보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원불교가 사회의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데요, 법무실이 여론수렴과 사회흐름을 잘 분석해서 교단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종법사를 보좌하자는 것이죠. 또한 교단의 모든 행사에 시봉진들이 대중의 시선을 피해주는 쪽에서 보좌했으면 한다는 조언도 있습니다.

○ 이외에도 남자전무출신제복 제정을 비롯 원불교청년회에서 운영한 남북한삶통일학교, 역경사업, 교단홍보영화 제작, 교헌개정안 공청회 등이 교단의 주요 사업으로 꼽힐 수 있겠습니다.

정리 노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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