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의 현장, 원경고등학교

원경고등학교 학생들이 박영훈 교감의 지도로 아침요가를 하고 있다.

미타산을 병풍삼아 흘러가듯 앉은 교사(校舍)가 있다. 사철나무 울타리 속으로 비치는 학교는 한쪽 구석에 만들어져 있는 복싱경기장을 빼면 여타 시골학교와 다를바 없는 한가로운 풍경이다. 여기가 지난 3월에 개교한 「마음공부를 통해 행복을 가꾸는 열린학교」를 지향하는 특성화고교 원경고등학교다.

전국에서 모인 52명(1학년 14명, 2학년 30명, 3학년 8명)의 학생, 그리고 17명의 교직원으로는 그 특성을 알 수 없다. 학생들의 연령분포 16세에서 21세, 1교시 시작은 오전 10시, 교실 밖에서 노작으로 출석을 대신하는 학생, 새벽 2시에 학교 유리창이 마구 깨어지는 소리. 이런 분위기를 읽으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낀다.

입시위주의 정규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 그래서 「문제아」라는 딱지를 붙인 학생들이 모인 곳. 박영훈 교감은 이들을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이라고 표현한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폭발시킨다는 것이다.

원경고등학교는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그들과 함께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학교생활의 모든 부분을 학생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결정하고, 교사들이 직접 작업과 청소에 참여하여 학생들과 함께한다. 또한 교사들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마음대조일기를 기록한다.

교과과정 또한 일반교과와 특성화교과로 나누어 그들 스스로 재미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원경고등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교사가 모든 학생들을 세세히 알고 있다는 것. 그래서 언제나 모든 학생들과의 상담이 가능하다.

「인성교육의 일인자」란 별명을 가진 박영훈 교감은 『사회의 일반 관념이나 틀을 깨고 그 아이들의 심정으로 들어갔을 때 아이들과 만나진다』면서 『개교후 3개월의 짧은 기간이지만 마음대조공부를 바탕으로 인성지도를 함으로써 학생·부모·교사들이 그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원경고등학교는 한 달전부터 실시한 상벌점 제도가 학생들의 많은 호응을 받으며 학교분위기를 달라지게 하고 있다. 물론 벌점보다는 상점 위주의 칭찬과 시상을 우선한다. 조그마한 일에도 상점을 부여함으로써 개체를 인정하고 봉사정신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재 원경고등학교의 기숙사 시설은 120명의 법정정원에도 훨씬 못미치는 52명의 학생으로도 포화상태다.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예산이 아직 배정되지 않아 새 기숙사를 신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기자재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

노원경 교장(호적명 윤환, 경남교구 교의회의장)은 『여러가지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원경고등학교가 학생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 것은 교사들의 희생적인 봉사정신 때문』이라며 『모든 학생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연락처‥경남 합천군 적중면 황정리 292 ☎(0599)3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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