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현송 교무 
    기획실장(논설위원)
원기76년 교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단의 문제를 풀어가는 해법으로 교구자치화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많은 연구와 실행, 준비 등의 과정을 거쳐 왔으며 이제는 교구자치제로 확립해야 할 시기이다.

현 교정팀에서는 4대 핵심정책 중의 하나로 교구자치화를 내세웠다. 그리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출가 재가 구성원이 충분히 이해하고 함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교정정책 및 교구자치화에 대한 안내'를 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 현직에 있는 교무를 비롯하여 원로원 수도원 어른님들에서부터 예비교역자들은 물론 교의회 의장단, 교도회장단 및 재가교역자들에게도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

그동안 출가위주의 교단운영으로 참여 기회가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재가들의 교구자치화에 대한 열망은 매우 뜨거워 보인다. 이러한 열망에 부응하여 교구자치화가 재가교도들의 적극적인 교정참여와 교화활동으로 생기 있고 역동적인 교단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성공적인 교구자치화를 위해서는 출가 재가 모든 구성원들이 자율과 책임, 공의와 합력을 실천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자율은 스스로 선택하여 결정하는 행동으로 자발적이며 능동적인 삶의 태도에서 기인한다.

이는 자신이 처한 위치와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잘 선택함으로써 사기의 원천이 되고 능력계발 및 조직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자율은 반드시 책임을 동반한다.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율이라는 미명 아래 스스로 자만하면 독선에 흐르기 쉽다. 특히 잘 안다는 자신만의 생각과 신념이 강한 수행자나 지식인들일수록 그런 우를 범하기 쉽다.

그러나 인간은 완전하지 않다. 내가 처한 환경과 경험한 범위 내에서 판단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제한된 합리성을 인정하고 그 미비점을 보완해가는 과정이 바로 공의를 거치는 것이다.

나의 한계를 넘어서 다른 사람의 지혜를 보태고 나누어서 보다 나은 결론에 이르는 과정의 공화주의 운영방식은 삶의 공동체 원리로서 이상적인 방식이다.

실무자가 열심히 작성한 기획안을 팀에서 공유하고 의견교환하자고 하니 이를 간섭으로 받아들여 자율성이 침해되어 사기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어느 후배교무가 있었다.

이는 자율과 책임, 공의와 합력이라는 교정방침도 많은 교육과 이해가 필요한 대목임을 인식하게 한다.
자율적이되 인간의 불완전함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서로 의견교환을 통해 공의를 만들어가며 결정된 공의에는 낱 없는 마음으로 합력하는 태도가 요구되어 진다.

기러기는 선두기러기를 중심으로 V자 대형으로 반드시 떼를 지어 날아다닌다.
선두기러기의 날개짓이 상승기류를 만들어 뒤따르는 기러기는 71%의 힘을 아낄 수 있어서 자신의 힘에 비해 훨씬 더 멀리 날수 있게 된다.

가장 힘이 드는 선두는 서로 돌아가면서 하고 뒤에서는 으쌰으쌰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면서 보금자리를 찾는 여행을 한다고 한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며 win-win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개인에게는 자율과 책임이라는 덕목이, 모두에게는 공의를 거쳐 합력하는 조직문화로 교단의 구조와 구성원들의 변화 등 성공적인 교구자치화를 함께 이루어간다면 이것이 교화대불공과 교단혁신의 물꼬가 되리라 확신한다.

우리 모두 성공적인 100년성업봉찬이 되도록 만들어가자. 자율과 책임, 공의와 합력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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