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보내는 도

열반이 가까운 사람에게 가까운 인연으로서 지켜야 할 도를 밝혀주셨다.

요약하면 '가끔 향을 피우고 주변을 깨끗이 한다. 장내를 조용히 한다. 선한 사람의 역사를 많이 말하고 병자의 평소 선행을 찬미한다. 악하고 간사한 말, 음란하고 방탕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가산이나 친족에 대한 걱정의 말, 애연한 말을 하지 말고 슬픈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기회 따라 염불, 독경, 설법을 하고 음성을 싫어하면 선정(禪定)으로 대한다. 열반에 임박하여 호흡을 모을 때에는 절대로 몸을 흔들거나 울며 부르는 등 시끄럽게 하지 않는다' 이다.

이 모두는 열반인으로 하여금 일체의 착심(着心)을 놓고 청정한 마음을 모으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전이창 원로교무는 <생사대도>에서 '열반에 임박한 병자는 심신이 극도로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주변의 환경이나 가까운 인연들의 말과 태도가 주는 영향이 평소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다.

작은 섭섭함에도 괘씸한 마음이 들기 쉬우므로 설사 합당치 못한 말을 하더라도 시비나 이해를 가리기 보다는 응하여 위로해주고 진심으로 보살펴서 불안하고 섭섭한 마음을 녹여 주어야 한다'고 밝혀주셨다. 임종에 화내는 마음을 품으면 타락하기 쉽다고 한다.

불경에, 인도의 아기달왕(阿耆達王)의 임종시에 시중들던 신하가 실수로 부채를 왕의 얼굴에 떨어뜨렸는데 왕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여 성질을 불같이 일어낸 까닭에 죽어서 그만 뱀의 몸으로 떨어졌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후일에 수행스님이 들려주는 설법을 듣고 뱀의 몸을 벗고 천상에 올랐다고 하는데, 어찌했건 이는 마지막 열반에 이르러 일으키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예가 될 것이다.

잠시의 정을 나눈 이웃이라도 이별에 이르면 섭섭한 마음이 큰데, 하물며 가까운 혈육으로 한평생 고락을 나눈 지친을 떠나보냄에 그 섭섭한 정이 얼마나 크겠는가!

그러나 그럴수록 열반인이 마지막 정신을 잘 챙겨 떠날 수 있도록 모든 정성을 다하는 것이 측근자로서 취해야 할 바람직한 도인 것이다.

자신의 섭섭한 정서를 표출하느라 시끄럽게 울부짖는 등으로 열반인의 정신을 산란하게 함은 절대로 금하여야 할 일이다.

대종사께서는 위의 말씀대로 하고 보면 "영혼 구제에 큰 도움이 될지니, 평생에 일용삼생(日用三牲)으로 봉양을 하고 수만의 금과 은으로 공궤(供饋)하는 것보다도 그 공덕이 만 배나 더 크리라" 하셨으니, 영혼을 떠나 보내는 이로서 깊이 유념하여 실천할 법문이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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