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맞이하는 도

열반에 가까운 이가 준비해야 할 마음가짐에 대하여 말씀해 주셨다.

요약하면 '유언할 일은 미리 처결하여, 오로지 일체를 놓고 온전한 정신을 모으는데 주력한다. 혹여 생전에 원망심이나 원수 맺은 일이 있으면 상대자를 청하여 풀어 버리고, 상대자가 없을 때에는 혼자서라도 반드시 원심을 놓도록 힘쓴다. 애욕 등 모든 착심을 놓는데 주력한다. 최후 시간이 이르면 더욱 청정한 정신을 챙겨 선정(禪定) 혹은 염불에 의지하여 영혼이 떠나게 한다'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사랑하는 마음, 탐내는 마음, 원망하는 마음 등 일체의 착심(着心)을 놓아버리고 오로지 청정하고 온전한 정신을 챙겨서 떠나라는 것이다.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은 잠들기 직전이요, 사람의 일생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은 임종하기 직전의 순간이라고 한다.

잠들기 직전 여러 가지 상념에 젖거나 특히 심히 걱정하다가 잠이 들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어제 밤 생각이 이어짐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수술을 할 때에도 마취에 들면서 가진 생각이 마취에 깨어날 때 이어진다. 일체의 생각을 돈망하고 마취에 들면 깨어날 때도 조용히 깨어나고, 일심으로 주문을 외우다가 들면 깨어날 때 이어서 외운다고 한다.

그러므로 대종사께서는 "사람이 명을 마칠 때의 최후 일념이 내생의 제일 종자가 되어서 그대로 움이 트고 나오기 때문에, 사람의 일생 복 가운데 최후의 일념을 잘 챙겨가지고 가는 것이 제일 큰 복이 된다"고 했다.

죽을 때 맞아 죽는다든지 횡사오사(橫死誤死)를 하는 사람이 악귀나 잡귀가 되기 쉬운 것도 명을 마치는 순간의 극도의 두려움과 괴로움, 원망심이 강하게 뭉쳐져서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설사 공사(公事)라 해도 임종에 이르러서는 모두 놓아야 한다.

좌선 시에는 부모에게 효하려는 마음도 잡념이듯이, 임종 시에는 공사에 대한 마음도 착심이 된다. 서원은 세우되 착심은 놓아야 한다.

교육학자들은 세살까지의 교육이 일생동안 영향을 미친다 하고, 요즘은 태교에 대한 인식도 높아져서 좋은 안내서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어디까지나 이미 생긴 종자가 잘 자라도록 도와주는 환경일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종자'인 것이니, 내생의 첫 종자가 되는 '최후 일념'에 대한 자각과 실천이야말로 교육적 측면에서도 가장 효율성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평소 단련이 없는 사람이 선(禪)을 할 때 잡념이 더 치성하듯, 임종 시의 준비도 평소 단련이 없이는 어려운 것이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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