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승한 교도·안양교당(논설위원)

국민 여동생 김연아, 그녀는 2009년 3월 미국 LA에서 열린 2009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감격의 우승을 한 후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1위를 하였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경기에서 무결점 연기로 여자 피겨스케이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경기당시 쇼트프로그램에서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 선수가 먼저 경기를 치렀고 개인 최고성적을 냈다. 바로 다음이 김연아, 마오의 점수가 발표된 직후 야릇한 미소를 지으면서 빙판으로 나갔다. 모든 국민들이 마음졸이고 응원을 보내고 있는 동안 그녀는 마오의 경기 결과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듯 무아지경으로 마치 구름위에서 춤추는 것처럼 환상적인 연기를 보였다. 결과는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을 경신하면서 1위로 마쳤고 오랜 목표인 올림픽 금메달에 더 가까워 졌다.

이틀 후 치러진 프리스케이팅 경기, 순서는 이전과 반대였다. 그 날 경기에서 준비한 모든 연기를 완벽하게 마친 김연아의 두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다음은 아사다 마오의 차례, 김연아의 경기 모습과 관중들의 환호를 애써 보고 듣지 않으려고 시선을 먼 곳으로 돌리고 귀에 해드셋을 쓰고 있는 모습이 TV에 비춰졌다. 몹시 긴장하고 있는 그 순간의 표정이 한눈에 보여서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의 모습과는 비교되었다. 연기가 시작되었으나 몸이 굳어 보였고 결국 여러 차례 실수를 하며 경기를 마쳤다. 그렇다. 마오는 이미 자신의 라이벌의 연기에 압도되어 있었다.

마음속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지 모르며 결국 압박감을 스스로 이겨내지 못했다. 그래서 경기 후 자국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아사다 마오 선수는 최선을 다했지만 분하다며 통한의 눈물을 보였던 것이다. 반면 김연아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감을 극복하며 '대인배 김슨생'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반복된 훈련을 통하여 자신의 마음을 통제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래서 흔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한 달 후에 개최된 2010 토리노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는 상황이 달라져 있었다. 김연아의 연기는 한 달 전 올림픽과 너무 달랐고 절치부심하면서 훈련에 몰두한 아사다 마오가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마음이 달라지고 몸 상태도 달라졌다고 한다.

"최종의 목표인 금메달을 따니까 내가 꼭 이것을 해야 하나 그리고 올림픽처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연습을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라고 토로했다.

마음과 몸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유기체로 움직인다는 것이 심신일원론이다. 즉 마음(정신)은 신체의 여러 기관을 움직이고 반대로 각 신체기관은 다양한 정보를 뇌에 전달해 판단하고 이에 따른 반응을 하게 되므로 서로 유기적으로 기능을 한다.

의학에서도 마음/몸 연결 (mind-body connection)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연구하고 치료에 적용하는 분야가 심신의학(心身醫學)이다. 어르신들에서 흔히 경험하게 되는데 신경을 쓰고 마음이 불편하면 혈압이 오르고, 잠도 오질 않고, 소화력도 떨어져서 고혈압, 불면증, 위궤양, 두통 및 전신통증, 천식 등 다양한 신체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신체의 병이 생기면 마음도 우울해지고 판단이 흐려지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 마음의 단련이 건강과 깊은 관련이 있다.

결국 운동으로 몸의 근육을 만들듯이 마음의 근육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마음공부를 통해 심신작용을 원활히 하거나 명상 같은 훈련이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일상수행의 요법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고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는 지름길이다.

삶의 대부분 과정과 결과들이 우리 자신의 마음씀과 관계가 있다. 그래서 마음이 열려있지 않으면(心不在焉) 보아도 보이지 않으며(視而不見), 들어도 들리지 않고(聽而不聞),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고(食而不知其味) 하지 않았던가. 무엇이든 자신을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발심(發心)을 해야 한다. 그래서 대종사님 말씀대로 일상수행의 요법을 챙기고 또 챙겨서 물샐틈 없이 하고 필경은 챙기지 않아도 저절로 되어지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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