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36: 원불교에 세속 이름과 달리 법명이 있던데 어떤 의미입니까?

대답: 그것은 속가의 이름을 버리고 법가의 새 이름을 받아서 새사람이 되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당사자의 근기에 따라 원력을 세워야 할 맞춤교화적 요소가 있습니다.

처음 신입 교도가 되면 소정의 절차를 거친 다음 법명을 받고 그러한 교도가 재가와 출가간에 공부와 사업에 큰 실적을 쌓은 숙덕교도에게는 법호를 드립니다.
법호는 남자에게는 '정산·대산'등과 같이 산을 붙이고, 여자에게는 '영타원, 좌타원' 등과 같이 타원을 붙힙니다.

〈대종경〉 서품 14장에 보면 '원기 사년 팔월 이십일일에 생사를 초월한 구인 단원의 지극한 정성이 드디어 백지 혈인(白指血印)의 이적으로 나타남을 보시고, 법호(法號)와 법명(法名)을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의 전날 이름은 곧 세속의 이름이요 개인의 사사 이름이었던 바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이미 죽었고, 이제 세계 공명(公名)인 새 이름을 주어 다시 살리는 바이니 삼가 받들어 가져서 많은 창생을 제도하라'하시며 사무여한으로 법명과 법호의 뜻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는 기독교에서 주는 세례명과 일치하는 면도 있고 다른 면도 있습니다.

천주교에서는 성인을 추존한 다음 예를 들자면 세례 요한이라든지 하는 성인의 이름을 붙여서 "너도 요한과 같은 성인이 되어라"하는 추증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주교에서 세례명을 부여할 때는 만일 그 세례명이 요한이라면 그 요한의 인격에 대한 설명을 신부로부터 들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원불교에서도 교도들이 받는 법명에는 법신불의 뜻이 담겨져 있으며 그러한 뜻을 교무님께 여쭤보아서 그가 일생동안 지켜야 할 계문으로 간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불교에서 법명은 이와 같이 원대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한편 태어날 때부터 원불교에 귀의한 사람은 처음부터 법명을 받기도 합니다.

기독교에서 세례명은 성인 위에 오른 이의 이름을 따라 그와 같이 되라는 의미가 있지만 법명은 그 이름 자체에 스승이 내리는 계문과 같은 뜻이 있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법명을 받는 행사를 수계식이라고 하는 의미는 이와 같이 모든 불자로서 지켜야 할 일반 계문을 받는 측면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법명이라는 맞춤 교화적 측면도 있습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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