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자연의 이치를 사발에 담다

▲ 이성택 원광학원 이사장이 무초 최차란 선생의 사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주 자연의 이치를 담은 사발전 특별전시회가 열려 대각개교절의 의미를 더했다.

20일 원불교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무초 최차란 선생의 사발전은 불, 흙, 바람과 함께 자유의 형상인 대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몇 차례 생사를 넘나드는 암 수술에도 불구하고 막사발에 새로운 생명을 구현시킨 무초 선생이 투박하지만 자연미가 넘치는 사발에 우주를 담았기 때문이다.

무초 선생은 "시작은 우주다"며 "다도라 하면 도의 경지에 다달아야 하고 이 도의 경지는 인간 생활 이전에 우주의 원리에서부터 시작함"이라 설명했다.

무초 선생은 "모든 만물의 이치가 원을 갖추고 있다. 꽃 송이송이 마다 각각 다르듯 도자기도 마찬가지다"고 말한 후 "도자기를 빚은 흙은 정직하기 때문에 빚은 대로 마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사발에서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에 무심의 사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이성택 원광학원이사장은 무초선생의 사발전을 여는 의식에서 "무초 선생이 물레를 차면서 체득한 진리가 대종사께서 깨치신 일원상의 진리와 하나로 통했다. 우주의 원리와 인간생활의 원리가 사발에 담겨 있으니 차원 높은 작품 감상을 통해 소중하고 뜻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무초선생이 만드는 사발은 새등이문화원에서 나는 태토를 사용하고, 발 물레를 사용하며, 장작 가마로 굽는다"고 말했다.

무초선생은 조선의 사기장이 빚어낸 질박하면서도 당당한 우리의 사발인 일본의 국보 '정호다완' 재현에 일생을 바쳤다.

이번 전시는 5월20일까지이며 무초 선생의 제자인 김성근·최현천교무의 작품과 문화원생들의 작품 몇 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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