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원 원로교무, 무시선으로 영생길 개척

한정원 원로교무가 젊을 때 정산종사로서부터 받은 응기편 8장 법문을 상기했다.
'생각 생각이 생각 없음은 정할 때 공부요, 일일이 일에 밝음은 동할 때 공부라, 유념 무념이 뜻대로 되면 대도 탕탕하여 걸림 없으리라'

한 원로교무는 이 법문을 토대로 13일 반백년기념관에서 열린 교리강습회에서 '동정간 분별주착이 없는 각자의 성품을 오득'하는 무시선의 길을 설명했다.

한 원로교무는 "동물과 인간은 조건반사적인 활동을 한다"는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생활 속에서 우리의 마음도 이와 같다"고 말했다. 공부인의 마음도 이 조건반사적인 활동이 본래마음을 잃고 경계에 끌려 분별주착에 빠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산종사법어〉 응기편 8장 말씀에 정기훈련과 상시훈련의 표준이 녹아져 있다고 한 원로교무는 말하면서 "유념과 무념을 뭉치는 것은 깨치는 것으로 더 나아가 분별 주착없는 취사를 해야 제대로 된 성품을 오득한 것"이라 강조했다.

'척수작성(隻手作聲)-한 손으로 소리를 내 보라'의 화두를 꺼낸 한 원로교무는 "육근과 육경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소리 없는 소리를 귀로 듣고 형상 없는 내 눈으로 보아라. 어느 경계에도 끌리지 말고 똑바로 실상을 보라"며 천만경계에 끌리지 않는 본래심, 즉 정신의 자주력을 얻어 희로애락과 탐진치에 속지 말라고 부연했다.

선을 하는 마음에 대해 한 원로교무는 '유념으로 선을 하는가? 무념으로 선을 하는가?' 어려운 질문을 대중에게 던졌다.
이 질문은 석가모니불 당시에 유마거사가 선정에 든 사리불에게 화두를 던진 것으로 지혜제일인 사리불이 답을 못했다.

한 원로교무는 "육조 혜능대사는 '무념위종'이라 하여 무념을 으뜸으로 삼았다"면서 "선을 할 때 유념을 가지고 하면 중생심이 되고, 무념에 바탕한 선을 해야 참 선이 된다"는 혜능 대사의 말을 인용해 선의 강령을 지었다.

한국 사회가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제일 높다는 것을 공지한 한 원로교무는 "자살률이 이렇게 높은 것은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이유없이 우울해지고 짜증나고, 충동심이 생기는 것은 바로 진공에 들지 못해 그 유혹을 빠진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한 원로교무는 무시선을 통해 진공으로 체를 삼고, 묘유로 용을 삼아 경계 속에 마음을 조절하는 묘유의 힘을 얻자는 것이다.

'공적영지는 무엇이냐'는 제자의 질문에 "묻는 그 마음이 공적영지다. 오늘 첫 생각이 좋으냐, 나쁘냐. 공적한 가운데 영지불매한 마음이 공적영지로 이 속에 모든 진경이 들어있다. 생각 생각을 이 마음에 반조하며 공부해야 한다"고 한 원로교무는 역설했다.

또한 한 원로교무는 〈도덕경〉 39장에 '하늘은 하나를 얻어서 늘 푸르고, 땅은 하나를 얻어서 편안하며, 만물은 하나를 얻어서 생명을 얻는다.' 말을 인용하며 우리도 하나를 얻어서 무시선의 힘을 쌓자고 말했다.

한 원로교무는 "무시선이야말로 이 하나를 얻는 것으로 사주팔자를 뜯어고치는 길"이며 "무시선은 우리의 생명을 만들어주는 공부이자 영생길을 얻는 가르침"이라고 강조하며 단순히 취미로 하는 선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선의 단계를 소 길들이기와 비교한 한 원로교무는 "철저히 주견을 버려야 내 주인공을 찾을 수 있다"면서 "대종사님은 무시선 공부를 '오래 오래'라는 표현으로 철주의 중심, 석벽의 외면이 되도록까지 정진해야 한다"며 이대로만 수행한다면 대종사의 영원한 참 제자가 될 것임을 확신하며 교리강습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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