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선학대, 리타 그로스 박사-남녀평등 교리와 실제 불일치 심각해
원불교의 미국 정착, 교리와 일치된 남녀 균등 필요

▲ 리타 그로스 박사가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학생들에게 특강하고 있다.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가 4월22일 미국불교의 남녀평등사상을 정립하고 실천해 온 리타 그로스 박사를 초청해 '가부장적 불교가 21세기를 향도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이번 강연은 불교의 주요사상에 나타난 여성에 대한 차별없는 교리를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로스 박사는 불교의 기본교리를 중심으로 "무아관·공사상·연기설·불성관 등 어느 교리를 보더라도 현 불교교단이 안고 있는 남녀불평등의 제도를 합리화시킬 수 없다"며 불타의 초기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불교 종단 내의 불평등한 제도에 대해 그로스 박사는 "소승불교 종단과 티벳 불교종단에서 여자비구를 정식을 인정하지 않고 단지 시스터(자매)로 인식해 남자 비구들의 보조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특히 미국불교의 동향을 살피면서 그로스 박사는 "여자 법사들이 오히려 더 많은 역할과 숫적 우세 속에 있는 것을 확인"시키며, "가정을 가진 재가들의 경우 자녀 양육과 가사업무를 부부가 적절하게 나눈다면 여자 법사들의 역할과 공헌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불교는 재가이면서도 자신의 수행이 철저하고 포교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출가재가를 구분하는 불교의 전통이 미국불교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런 면에서 그로스 박사는 "소태산 대종사가 제시한 새로운 불교, 불교혁신 운동의 방향과 매우 일치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로스 박사는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위스콘슨대학에서 불교학을 강의하면서, 선 수행에 정진하고, 또한 티벳불교 샴발라센터와 로터스 가든에서 원로 법사로 불교사상을 전파하고 있는 자신이 미국사회에서 훨씬 호감이 가는 이상향"이라고 말했다.
이런 의미에서 자신을 재가이면서 출가, 출가이면서 재가라는 표현을 썼다.

미국에서 불교가 점점 더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20여 년 전에는 아시아의 가부장적 종교관행과 문화 때문에 평등의식이 강한 미국인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됐던 점을 부각시켰다.

이때 미국불교가 남녀평등 사상에 눈을 떴으며 미국적 불교의 뚜렷한 방향을 잡고 주요특징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로스 박사는 원불교에 대해 "교단의 남녀평등에 대한 인식이 교조의 기본 교리와 실천에서 오는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미국불교의 경향에 비춰볼 때 원불교가 미국땅에 정착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라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사회에서 종교의 이론과 실천의 불일치, 말과 행동의 다름이 미국인들은 위선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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