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일 것입니다.
모두가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가는데
그 바쁨을 해결해 주는 것이 빠름이 아니라면
그 해답은 느림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느림은 게으름이 아닙니다.
이른 봄 두꺼운 흙을 뚫고 연약한 새싹을 틔우는 힘은

느림에 있습니다.
늦은 서리 무릅쓰고, 아침 이슬을 머금으며

하루하루 자라나 꽃을 피우고 열매 맺어 다시 땅에 떨어질 때까지 자연의 움직임은 너무나 느려서
우리의 눈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러나,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튼실한 과실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입니다.
그런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과 같이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느림의 생활방식이겠죠.

천천히 걸어가면 자연은 슬며시 나에게 스며들어
내가 곧 자연이 되는 행복을 줍니다.

휭하니 달리는 차창에서 느낄 수 없는 소중함입니다.
걸음걸음에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과 행복을 찾게 해주고
이웃끼리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바라보게 됩니다.

느림의 철학으로 살다보면
뜻하지 않은 결실을 얻게되는 것입니다.

하늘, 바다, 산 모두가 푸르다고 해서
'청산도'라 이름 붙여진 남해의 섬.
슬로시티에서 배우는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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