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 전후에 후생 길 인도하는 법문 3

천도를 위한 마지막 당부의 말씀은 마음을 더욱 굳게 가져서 일체의 착심(着心)을 돈연히 놓으라는 것이다. 착심은 무엇에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마음이라, 살아서도 고통이지만 특히 영가에게는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재물이든 사람이든 명예든 생전의 어떤 대상에 미움과 사랑과 욕심으로 착이 붙으면 마치 날아가는 새의 발에 돌덩이를 매단 것과 같아서 스스로를 묶는 올가미가 되어 악도에 떨어지기 쉽다.

한번 악도(수라, 아귀, 축생, 지옥)에 떨어져버리면 다시 사람 몸을 받기란 얼마나 어려울까? 일단 축생이나 지옥보에 몸을 받으면 그 환경의 지배를 받게 되므로 영혼도 퇴화하기 쉬울 것이며, 또한 복과 지혜를 더 쌓아야 진급을 할 터인데 사람 몸을 받지 않고서는 그 방법이 여의치 못하다.

사람의 마음이 한번 기울어지면 죽어도 그 곳에 머물러서 삼천년이 지나도 떠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마음의 세계이다. 그러므로 '한번 이 악도에 떨어져 가고 보면 어느 세월에 또 다시 사람의 몸을 받아~'의 말씀은 얼마나 간절하신 부촉의 말씀인지 모른다.

그런데 어찌 천상계에 날 것을 말씀하지 않으시고 사람 몸 받기를 당부하실까? 색신을 받지 않고 천상락만 수용하는 세계는 수명이 있어서, 낙이 다하면 다시 색신을 받아 고에 떨어져 헤매게 된다고 하셨다. 그러므로 어느 세계에 들어도 조금도 물들지 않는 극락을 수용할만한 실력을 갖추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사람의 몸을 받아야만 불보살 성현의 회상에 들어 공부를 하여 지혜를 얻을 수도 있고, 널리 세상에 유익을 주어 복을 장만할 수도 있는 것이다. 천도의식의 축원문에서 '세세생생 사람의 몸을 잃지 아니하고 세세에 도덕의 인연을 떠나지 아니하여~'라고 축원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천도법문은 법계 정사(正師) 이상 된 분에게는 낭독을 생략한다. 다만 열반 후에 특례로 추존되었거나, 너무 연로하여 정신이 흐린 상태로 열반하였거나, 갑작스런 병고나 사고로 졸연히 열반할 경우에는 낭독하게 되어 있다.

열반전후의 정신이 혼미할 때, 집착과 업력으로 타락하려 할 때, 인도 수생의 인연을 얻지 못하여 방황하고 떠돌아다닐 때, 주세불 대종사님의 정성과 법력이 온통 담긴 이 천도법문으로 깨우침을 얻고 바른 길로 인도받는 일이란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할 일인가! 열반에 이르러 천도법문을 듣게 되는 인연만으로도 그 무엇에 비유할 수 없는 홍복인 것이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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