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 죽음의 길

도(道)란 곧 길로서 무엇이든 떳떳이 행하는 것을 이른다. 하늘에는 하늘이 행하는 도가 있고 땅에는 땅이 행하는 도가 있듯이 사람이라면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할 바 도가 있다.

예로부터 성현들께서 중생들을 위하여 밝혀주신 모든 가르침은 그 일차적 대상을 사람에게 두었으므로, 천지의 이치에 바탕하여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바 길을 가르쳐주심이 주된 내용이다.

태어난 모든 생명은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므로, 산다는 것은 곧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가을이 되면 잎이 떨어져야 이듬해 봄에 새싹이 돋아날 수 있듯이 죽음은 새로운 삶을 위한 필수과정이기도 하다. 즉 삶과 죽음은 구분할 수 없는, 맞물린 하나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마땅히 행하여야 할 길이 세상에 많이 밝혀 있으나, 이 모두를 요약하면 결국 삶과 죽음의 길을 벗어남이 없다.

현실에 나타난 길도 모르면 헤맬 수밖에 없고 엉뚱한 곳에 이를 수 있다. 방향이 잘못되면 열심히 갈수록 오히려 목적지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올바른 지도와 안내 표지판이 반드시 필요하고 잘 숙지하여야 한다. 요즘은 네비게이션이 발달하여 그 안내만 받으면 모르는 길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정신의 길도 이와 마찬가지로 그 바른 길을 모르고는 인생을 잘 살아가기 어렵다. 더욱이 죽음은 가장 큰 변화로서 그 바른 길을 모르고서 죽음의 길을 떠나면 악도에 떨어지기 쉽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면서도 현실에서 그러지 못하는 것은 바로 삶과 죽음의 바른 길을 알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우리의 교법으로 보면 삶의 바른 길로서는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를 빠짐없이 밟아가는 것이요, 죽음의 바른 길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청정한 마음과 서원의 마음을 잘 챙겨가는 것이라 하겠다.

또 삶과 죽음의 바른 길을 과정별로 정산종사의 <세전>에 밝혔다. 사람의 영식(靈識)이 어머니의 태중에 들면서부터 이 세상에 태어나고 자라서 살다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밟아야 할 바른길을 단계별로 세세하게 밝혀주셨다.

좌산상사께서는 원불교의 여러 특징 중 하나로 '태어나는 일부터 시작하여 모든 사는 일과 죽어가는 일, 그리고 다시 태어나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두 밝혀 영생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고 하셨는데 우리의 교법이야말로 바른 생사(生死) 길의 네비게이션이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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