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야회는 절대로 빠지고 싶지 않아요

▲ 김도승 교무가 장구를 치며 야회의 흥을 돋웠다.
김제시 요촌동에 위치한 김제교당(교무 김도승·최도식)은 금산사와 가깝다. 금산사는 대종사가 잠시 머무는 동안 별채 문미에 일원상을 구상하고 그린 곳이다.

김제교당은 작년부터 수요야회를 개설했다. 공부하는 교당을 만들기 위함이다. 일요일에 개인이나 가정일이 있는 교도들에게 공부 기회를 확장시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수요야회는 매주 오후7시에 실시한다. 공부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2시간 먼저 법당에 도착했다. 5시30분쯤 미리 온 박성인 교도가 불단위에 올라가 촛불을 켜고 청수를 올린다. 이어 법신불전에 간절한 마음을 모아 기도를 올린다.

박 교도는 "기도를 하면 마음이 열리고 고요해지면서 모든 서원이 이루어진것 같다"며 "사람마다 시련이 있는데 진실하게 기도를 하니까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야회를 통해 기도생활도 겸하고 있었다.

5월19일, 야회가 시작되자 김 교무가 법복을 입은 채로 장구를 치며 흥을 돋웠다. '좋다 좋다 참 좋다'라는 노래를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부르니 법회가 신명이 절로 난다.

멀티미디어 교화로 활력
수요야회는 일요법회와 다르게 교리를 쉽게 접근하고 이해시키고 있다. 특히 도·농간 교화형태인 교당에서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영상법회도 겸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교화를 하고 있었다. 파워포인트로 정리해 교도들에게 보여주는 설교를 했다.

설교 내용은 대종사님이 직접 제정하신 〈정전〉 중에서 수행편 첫 장인 '일상수행의요법'이다.

김 교무는 "일상생활 속에서 교리실천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교리의 강령을 9가지 조항으로 요약하면 자기 마음을 살피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중생의 탈에서 불보살의 인격으로 성숙되기 위해서는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지는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김 교무는 "생각이나 분별로는 마음이 잡히지 않는다"며 "각자의 마음을 잡는 체험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야회에 참석한 교도들은 사뭇 진지했다. 화면의 설교내용을 꼬박꼬박 메모한다. 공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 수요야회 후 교도들이 직접 목탁을 치며 염불하는 모습.

교화력 첫 번째는 '수신'
김 교무는 교화력의 첫 번째를 '수신'에 두었다. 수요야회를 개설한 목적도 교무들부터 먼저 공부하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설교도 최 교무와 격주로 한다. 최 교무는 "교도들 앞에 설교하기 위해 공부를 안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최 교무가 설교 단상에 올라 교리 공부의 기연을 만들고, 교도들과 호흡할 수 있도록 하는 주임교무의 배려심이 전해졌다.

농촌이면서 도시인 김제에서 교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는 김 교무는 "정으로만 교화하기보다는 교헌상 법답게 해야한다. 협의도 교당교의회의를 걸쳐 공의에 의해서 하고, 공부기운이 감돌아야 된다. 교역자로서 기본만 해도 기운이 통하고, 일과만 잘 지켜도 힘이 쌓인다"며 도량상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런 염원으로 교당은 조석으로 기도를 한다. 저녁에는 100년성업기도와 108사은헌배를 올리고 있다. 교도들이 직접 목탁을 치고 염불을 하다보니 스스로 체험하는 기쁨을 느끼고 있다. 유세명 교도는 "사은헌배를 하고 나면 몸이 개운하고 좋다. 다리 무릎관절이 있었는데 아픈줄 모르겠다"고 말한뒤 "처음은 숨이 찼지만 점차 의욕도 생기고 좋아서 교무님께 계속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한다.

이어 버스를 타고 죽산에서 온다는 박원정 교도는 정말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진듯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수요야회때 공부가 더 잘된다. 야회가 저녁시간이라 마음도 차분해지고, 영상도 곁들여 좋다. 교과서 책 보듯이 정확하다. 저녁에 집에 갈일이 걱정이지만 그대로 재미있으니까 수요야회는 절대로 빠지고 싶지 않다."
▲ 법신불전에 청수 올리는 박성인 교도.

스스로 체험해야 공부심 깊어져
"우리교당은 공부할 일 밖에 안 남았어요"라고 말하는 김 교무. 조석으로 기도하고 수요야회와 사은헌배로 일과속에서 득력하는 체험하는 공부인을 재가 출가교도가 함께 거듭나고 있었다. 교도들의 관심을 끊임없이 기도로 연결하고 체험을 시키면 된다는 것이다.

교도들이 정확하게 보고 체험이 있어야 신앙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타율적 신앙과 수행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주체적으로 해야 쉼없는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야회 초창멤버인 손정신 교도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교당에 다녔는데 이제야 많이 배운다"고 토로한다.

야회 마지막은 생활과 수행에 도움을 주는 영상을 상영한다. 이날 영상은 '위대한 혁명들의 공통점'이란 주제였다. 일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경쟁의 장르를 바꾸고 상대방의 상상을 뛰어 넘는 사례를 보여줬다. 5분의 영상이지만 용기와 희망을 제공했다. 이외에도 야회를 통해 방영된 동영상은 '아이의 사생활', '천년의 약속', '0.2평의 기적', '채식으로 고혈압 잡기'등이 교도들의 호응을 얻었다.

유 교도는 "영상으로 재미있는 생활정보를 해주니 유익하다. 건강에 무슨 음식이 좋은지, 어떤 운동을 해야하는지, 생각이 새로워지고 마음이 챙겨져서 108배도 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렇듯 다양한 영상은 마음공부로 연결된다.

야회를 마치면서 최 교무는 "마음공부도 이와 다르지 않아 마음공부를 하면 할수록 확신이 생긴다"며 "이제는 무얼해도 이룰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피력했다.

야회 후 자율적으로 저녁 염불과 사은헌배 기도가 이어진다. 절을 한 배 한 배 올릴때마다 하감하고 응감하는 기운이 느껴진다.
▲ 일심으로 기도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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