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30주년 맞는 동산선원

동산선원이 5월6일로 개원 30주년을 맞는다. 30년이라는 가위 1대를 헤아리는 연륜이니 그 감회도 새롭다 할 것이다. 두루 다 아는 바와같이 동산선원은 우리교단의 고등교육 기관으로서 교립 원광대학교<교학대학>과 함께 쌍벽을 이루고 있고 그동안 교단의 많은 유위한 인재를 배출하였다.

동산선원이 살아온 30년사는 우리 교단이 걸어온 발자취와 함께 성장하였다. 오늘날 그 성장의 그늘은 아직 울창한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한없이 열려가는 내일의 밝은 전망과 기대를 안고 믿음직스럽게 착실하게 자라나고 있다. 동산선원이 있게 하기까지 우리 새회상 오창의 그 표면사에는 실로 귀중한 일대사연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동산선원이 터를 누리고 있는 도량환경은 사뭇 뛰어난 것이다. 이리시중에서도 빼어난 제일승지라는 정평은 오늘날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왜정때 여기는 섬나라 풍속을 그대로 옮겨놓은 저들 신사의 동산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원기 26년(1941) 그 각박하고 험난하던 때에 대종사 이곳을 예사처럼 둘러보시고 곧 「천여래 만보살 도량」으로 예정하셨으니 그 희한한 선각의 뜻은 지금도 동산선원 도량에 들어설 때마다 가슴에 부딪쳐오는 淸冽한 감동으로 남는다 하였다.

이와같은 대종사의 예시하신 뜻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야말로 1940년대의 암흑기를 오로지 말을 넘어선 침묵과 무수한 인고의 역경을 딛고서서 미래를 지향하는 마음만의 등불로 지켜 마침내는 광복의 날을 맞게 되었고 그로부터 2년뒤인 원기 32년에야 이 동산은 드디어 대종사가 예정하신대로 새회상의 성역으로 정식 인수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선원이 들어선 것은 원기 38년의 푸른 5월, 원불교 선원교육의 조촐한 한 장이 이로부터서 열리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동산선원은 원불교 고등교육 기관으로 과연 명실상부한 자체의 지반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가 하는 문제는 이제와서는 너무나도 새삼스럽고 진부하기까지 한 것이다. 개원 30주년을 맞는 동산선원으로서는 더구나 그 누구보다도 이러한 자기자신의 제일차적인 명제에 대해서는 그 동안에도 수없이 되풀이하여 돌이켜도 보고 몸부림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는 할말도 없을 줄 안다.

동산선원에 대한 교단적인 기대는 물론 적은것이 아니다. 개원 30주년을 맞는 동산선원의 전제에서가 아니라 실로 언제나 우리 모두가 한결같이 바라는 것은 일찍이 대종사가 예정하신대로 「천여래 만보살」을 길러내는 「도량」의 의미를 늘 새롭게 새기고 이것을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교단적 차원의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종합적 교육정책이 이제 정말 초념하다는 것을 이 기회에 정중히 제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선은 불법의 정수요 선원은 그 정수를 전문으로 단련하는 도량이며 동산선원은 우리가 가지는 전문 선원들 중에서 맨 먼저 개원되었던 것이니 아직 초창기의 가난한 형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실질본위 도학본위 공도본위의 정신으로 그동안 훈련 받은 선풍을 이 교단과 이 세상에 널리 진흥하여 이 선원과 교단의 위신이 너른 세상에 길이 빛나도록 힘써주기 부탁하노라―」이 말씀은 동산선원 졸업식에서의 정산종사 훈시 요지다. 동산선원은 「원불교 선원」으로서의 교육의 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원불교선원 교육의 특징이라하면 법신불 일원상을 중심으로한 그 진리적 특징으로서의 선(무시처선)이며 전인격(처처사사불공)의 도야에 있지 않을까 한다. 여기에서만 천여래의 세계, 만보살의 시대는 계발되어 간다는 개벽의 새 역사를 여는 원불교적 교육의 이상은 이미 정착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것은 매우 소박한 그대로 실질본위 도학본위 공도본위의 정신은 새 시대와 새 인간이 갖는 생활의 품위요 그 도덕적 차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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