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식의 윤회와 자유하는 법

'사람의 영식이 이 육신을 떠날 때에 처음에는 그 착심을 좇아가게 되고, 후에는 그 업을 따라 받게 되어 한없는 세상에 길이 윤회하나니, 윤회를 자유하는 방법은 오직 착심을 여의고 업을 초월하는 데에 있나니라.'

착심이란 어디에건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마음이다. 가족이든 돈이든 명예든 그 무엇이라도 붙잡는 마음은 그 근원이 아상이요, 자아 중심의 에고에서 출발한다.

육신이 명을 다하여 전오식이 닫히면 잠재된 식이 꿈꾸듯 전개된다. 잠재된 식의 내용 무게에 따라 기울기 마련이다. 쇠가 자석에 달라붙듯이 어디에건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착(着)된 마음은 지구의 중력처럼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서, 영식이 육신을 떠나면 먼저 착심의 인력을 따라 좇아가게 되는 것이다.

정산종사께서 죽음을 앞둔 사람이 갖추어야 할 보물 세 가지로 생전에 널리 끼친 공덕과 상생의 좋은 인연과 청정일념을 말씀하셨는데, 그 중에서도 '청정일념'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신 까닭이 여기에 있다. 아무리 공덕과 좋은 인연을 지었더라도 그에 대한 착심을 놓지 못하면 그것의 강한 인력에 끌려 다니므로 전도몽상이 되어 악도에 떨어지기 쉬운 것이다.

생전에 학교도 세우고 좋은 일을 많이 하신 분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 그 착심을 놓지 못하고 딸에게 접신이 되어 생전의 하던 일을 계속 하려고 한 실례가 있다.

그러므로 그 무엇보다 최후의 청정일념이 제일 큰 보배가 된다고 하신 것이다. 영식은 먼저 착심을 따라가고 그 다음에 비로소 생전에 행했던 업을 따라 받게 되어 한없는 세상을 윤회하게 된다고 하셨다.

선(善)한 업도 업이라서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악업과 마찬가지이다. 다만 악업은 나쁜 과보를 가져오고 선업은 좋은 과보를 가져올 뿐, 둘 다 자유가 없는 노예의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것이다. 비유하자면 악업은 나쁜 주인을 만나서 온갖 고생을 한다면 선업은 좋은 주인을 만나서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살아간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노예의 생활을 면하고 육도를 자유로 거래하려면 마음공부를 철저히 하여 삼대력을 원만하게 얻어야 할 것이다. 설사 자유로 거래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윤회의 수레바퀴에 매몰되어 버리는 참담한 생활을 면하려면 정법회상에 철저한 신념과 발원을 세우고 평소에 수행을 하여 최후의 일념을 청정히 해야 할 것이니, 그리하면 오나가나 부처님 회상에 찾아 들게 되는 것이 마치 자석에 쇠가 따르는 것과 같이 된다고 하셨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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