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의 지구온난화 기여도

2006년 11월 유엔 농업식량기구(FAO)는 〈축산업의 긴 그림자〉라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축산업의 기여도가 18%로써 전 세계 교통수단이 내뿜는 온실가스양인 13.5%보다 높다는 충격적인 자료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축산업은 인간 활동에서 기인하는 전체 온실가스 중에서 9%의 이산화탄소, 65%의 아산화질소(온난화지수 이산화탄소의 296배), 37%의 메탄(온난화지수 이산화탄소의 23배), 암모니아의 64%를 배출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작년 12월 기후변화에 관한 가장 공신력 있는 연구소인 월드워치연구소의 2009년 11/12월 매거진<기후변화와 축산업>에서 로버트굿랜드 박사와 연구원 제프안항은 축산업과 축산부산물 생산이 51%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보고서에서 저평가 되었거나 간과했던 부분을 지적했다.

그들은 가축의 호흡에서 13.7%, 토지 전용부문에서 4.2%, 메탄배출에서 7.9%, 기타 다른 요인들에서 8.7%가 더 추가되어야 하며 이 양을 모두 합하면 전체온실가스 양의 51%이상이 축산업에서 배출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고했다.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로버트 굿랜드 등은 육류를 더 나은 대안으로 대체하는 것이 기후변화를 되돌리는 최상의 전략이 될 것으로 봤다.

한편, 네덜란드 환경평가국의 2009년 보고서 '식단변화가 주는 기후상의 이로움'에서도 음식측면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건강에 반작용을 미치는 것 뿐 아니라, 기후안정화를 이루는데 잠재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데이터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전 세계가 고기를 덜 섭취하는 식사로 전환하면 2050년까지 유럽연합 장기 기후목표의 50%를 달성하여 기후안정화비용 40조 달러의 50%를 절감할 수 있고, 만약 완전채식을 할 경우에는 2050년까지 기후목표의 80%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문제와 기후변화문제는 하나다

기후문제의 심각성은 2010년 봄, 우리의 밥상 위에서 다시 충격을 안겨줬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양파 수확이 반으로 줄고, 감귤은 지난해 수확량의 60%정도로 적어지게 되었으며, 채소류를 생산하는 해남, 팔당 지역에서도 농사실패로 수확량이 감소했다. 원주지역의 복숭아나무들은 모두 말라죽어 버렸고 파 83%, 배추 67%, 무 50.2%, 풋고추 가격이 44.6%가 올랐다. 이제 건강을 위해 제철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앞으로는 실현 불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겠다.

세계 3대 의학저널 중 하나인 란셋(Lancet)의 2009년 보고에 의하면, 기후변화가 현대인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가장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 환경과 건강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들은 광우병이나 조류독감, 신종플루 등의 질병의 발발로 이미 국민들에게 많이 인식되었지만, 육식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하다.

인간의 새로운 질병의 75%가 동물을 통해 전염된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전체 심장혈관질환 사망자의 85%, 전체 암 사망자의 60%, 당뇨병 사망자의 50%가 육식관련사망자로 알려졌으며, 전체 질병사망자의 71.5%인 2,557만명이 육식으로 인하여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도 말이다.(2004년 세계보건기구)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어떠한가? 초등학생 10명 중 3∼4명이 아토피환자이며 10가구 중 1가구가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급식은 여전히 수입육과 가공육 위주로 제공되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모두 육식이다. 가족끼리 같이 식사하는 시간 대신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로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정신적인 문제와 사회문제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2006년의 경우 10∼24세의 청소년 사망자 3,324명 중 887(26.5%)명이 자살로 교통사고에 이어 두 번째 원인이었다. 2008년 청소년 4,700명을 대상으로 한 자살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응답자들의 58.8%인 2,705명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우울증과 A·H증후군, 성조숙증에 시달린다. 육식과 가공식품, 정제식품을 선호하는 아이들일수록 이러한 증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 건설회사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Meat Free Monday)

작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기후변화협약총회(UNFCCC)를 일주일 앞두고 벨기에토론회에서 비틀즈의 전 멤버였던 폴매카트니는 육식을 제한하는 것이 기후변화해결책으로 채택되야 한다며 전 세계인들이 동참할 수 있는 Meat Free Monday운동을 제안했다. 또한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의원회(IPCC)도 " less meat = less heat (육류소비를 줄이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라는 구호 아래 매주 하루를 채식의 날로 정하도록 각국에 권장하고 있다.

IPCC의 4차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지구상의 평균기온은 100년 전에 비해 0.74℃ 상승한 상태인데 지난 12년동안 11번이 기록상 가장 뜨거웠던 해였다고 밝히고 있다. 기온이 1.5℃ ~ 2.5℃ 상승하면 지구상의 생명체 30%가 멸종하게 되고, 기온이 3℃ 상승하면 전세계 해안의 30%가 침수되는 상황이다. 전세계는 평균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묶어두기 위해 노력 중이다. IPCC 연구의원이자 호주 멜버른대 교수인 데이비드 캐롤리는 현재 대기 중에 배출된 온실가스의 양을 모두 합하면 2℃이상 상승할 확률이 50% 이상인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날!

육식문화가 건강상으로나 기후상으로 더 이상 우리에게 이롭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 것인가? 이제 건강한 몸을 만드는 일이자 지구를 살리는 지름길인 에코푸드(Eco Food)운동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에코푸드의 기준은 제지역, 제철, 전체식 자연밥상, 유기농 초록 먹을거리이다. 다시말해서, 지역에서 유기농법으로 생산된 현미잡곡밥과 오색이 싱그러운 신선한 야채와 과일, 견과류로 담백하게 조리된 음식을 먹되 과식하지 말고, 자연의 이치에 맞게 식사하는 것이다.

고기 없는 월요일운동은 현재 벨기에의 헨트시, 독일의 브레멘시, 브라질의 사웅파울로시에서 시의회 차원에서 주1회 채식이 시행되고 있으며, 하버드, 옥스퍼드, 컬럼비아, UCLA대학에서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강사회를 위한 한약사회,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인천녹색연합, 여성환경연대를 비롯한 40여개 NGO단체 및 기업이 동참 중이다.
www.meatfreemonday.co.kr
▲ 이현주 / 미트프리먼데이 / 건강한사회를 위한 한약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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