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교구, 지역의 아픔 끌어안아

▲ 김혜봉 대전충남교구장과 32명의 교구 교무들이 대전산내 희생자들을 위한 천도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제주4·3사건 등으로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다가 산내 골령골에서 집단 학살된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위령제가 원불교 천도의식으로 거행됐다.

이번 행사는 희생자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단독으로 대전충남교구(교구장 김혜봉)가 천도의식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2일 대전시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대전지역 시민단체 회원과 산내학살사건 유족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차 대전산내학살 사건 희생자 합동 위령제'를 열어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32명의 교무가 원불교 천도의식으로 위로했다.

대전산내학살 사건은 그 동안 정부로부터 진실 규명과 사건에 대한 공식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2일 '대전충청지역 형무소 재소자 집단희생' 사건으로 국가의 잘못을 인정한 판결을 진실화해위원회가 내려 유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했다.

그렇지만 진실화해위원회가 6월30일을 끝으로 활동이 종료됨에 따라 더 이상 유해발굴과 사건조사가 진행될 수 없게 되어 유족들의 마음을 다시금 무겁게 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전충청지역 형무소 재소자 희생 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전, 공주, 청주 형무소 등에 수감된 재소자와 보도연맹원 등 3천400여 명이 육군본부 정보국 CIC와 헌병대, 지역 경찰 등에 의해 불법적으로 희생된 사건이다.

위령제가 끝난 후 유가족들은 '원불교 의식이 좋다'며 매년 합동 위령제에 의식을 집례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대전충남교구는 '천안함 사건 100일 맞아 열반한 46인 병사를 위한 추모식'을 3일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기독교, 불교, 천주교에 이어 4번째로 종교의식에 참가했다.

1일 대전 국립현충원에 원불교 안장의식 참가 이후 안장 묘역에서 진행된 첫 의식이었다는 점과 추모객이 일반시민이 다수 참석해 원불교 의식을 함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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