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면 다 돌아옵니다"

▲ 최범선 대표가 산양산삼을 살펴보고 있다.
여름 산과 들녘에는 온통 초록 일색이다. 초록색은 보기만 해도 청량감이 느껴진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 지월리 산자락에 자리잡은 산양산삼에도 초록 바람이 불고 있었다. 산삼골농장 최범선(56) 대표의 안내로 약 20ha(198,000㎡)에 심어져 있는 산양산삼의 초록 잎들이 경이롭기만 하다. 그가 창안한 밀식재배 방식으로 심어져 있는 산양산삼들이다.

11년째 산양산삼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삼의 일반적인 특징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산에 산삼 씨를 심은 것은 산양산삼이고 종묘를 심은 것은 장뇌삼이라고 이야기를 하죠. 다 맞지 않습니다. 산양산삼은 산에서 재배한 인삼을 말합니다. 장뇌삼이나 산양산삼은 같은 것으로 보면 됩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임대한 문중산 주위를 다시 한번 살펴 보았다. 산양산삼의 햇수가 1년생에서부터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음을 알수 있다. 더 자세히 산양산삼을 관찰했다. 그러자 그는 한 곳을 가리켰다. 씨앗을 파종하여 앙증스럽게 자란 1년생의 모습이다. 풀 속에서 자라고 있는 산양산삼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자연상태에서 자라는 환경을 살펴보기 위한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산양산삼의 경우 95%가 인삼씨로 보면 됩니다. 봄에는 인삼종묘를 심고 가을에는 파종시기가 짧아 씨앗을 주로 심습니다. 씨앗을 심으면 10년을 바라보아야 하지만 묘를 심으면 7∼8년이면 수확합니다. 여기서는 한번 심으면 옮기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습니다."

그를 따라 한쪽으로 자리를 옮기자 발자국 소리에 놀란 장끼가 새끼를 데리고 급하게 이동한다. 이곳 저곳에서 장끼들이 산양산삼을 쪼은 흔적들이 보인다. 그는 이 모습에 미소만 짓는다. 그러면서 그는 농약을 주지 않고 키운 삼이 좋은 삼임을 거듭 강조한다.
▲ 산삼.
▲ 산양산삼.

"이러한 산양산삼과 산삼은 효능에 있어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산삼 1천만원짜리 한 뿌리 먹는 것보다 산양산삼 1천만원치를 온 가족이 꾸준히 먹는 것이 효과가 더 큽니다. 첩첩산중에서 캐온 산삼은 워낙 나이가 많이 먹었으니 우리가 모르는 효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비싼 돈을 주고 복용하는 것입니다. 정말 농약 안 주고 잘 키운 삼인 것만 확인 한다면 좋은 삼을 드신 것입니다."

그는 산삼일지라도 허용기준치 이내의 농약성분이 있다고 보았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마을에서 치는 농약 성분이 바람을 타고 산으로 안착하여 토양을 오염시키므로 완전한 무농약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보았다.

"농약 자체는 해로운 것입니다. 농약의 잔류성분을 먹게 되면 몸에서 열이 납니다. 몸에서는 그 성분을 해독하려고 어떤 장기가 활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인삼을 먹으면 열이 난다는 것은 농약 성분이 있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와 달리 산양산삼은 자연 상태에서 키우기 때문에 그 열을 최소화 한 것입니다. 농약을 안 치기 때문입니다. 홍삼도 9증9포 하므로 농약 성분이 빠져 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년 심마니 경력을 가진 그가 산삼과 산양산삼의 특징을 잘 아는 것은 당연하다. 삼을 많이 다루고 많이 보고 거기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심마니인 까닭이다.

그는 백혈병 환자의 치료 사례와 폐암 말기 환자, 갑상선 환자들의 호전 사례들을 조심스럽게 소개했다. 산양산삼 재배자들과 동고동락하고 있는 산림조합중앙회 경기도지회 특화품목 전문지도원인 박성경 과장도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산양산삼과 관련해 산림행정지원을 하면서 산양산삼을 먹고 당뇨가 정상수치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최 대표는 연연해 하지 않는다. 널리 보급돼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삼은 체력 보강과 면역력 증강에 최고라 봅니다. 가장 효과를 빨리 보는 사람들은 자라는 어린이들과 노인분들입니다. 아이들은 계속 자라기에 기운이 모자라고 노인분들은 기운이 떨어지기에 필요합니다. 환자분들이 몸이 쇠해지면 삼을 드시고 기운이 좋아진다고 말씀하시죠. 그러니 산삼에 있는 효능이 산양산삼에도 있는 것입니다."
▲ 1년생 산양산삼.
▲ 밀식으로 자라고 있는 산양산삼의 모습.

그는 건강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건강문제로 서울생활에서 15년간 해 왔던 설비사업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와 특용작물인 오가피 농사를 지은 이력을 갖고 있다. 오가피 묘목을 캐기 위해 1991년 10월 중순쯤 산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산삼 5뿌리로 인해 심마니의 길에 들어서게 된 내력은 한편의 드라마 같다.

"그해 11월 중순까지 캔 산삼은 1천 뿌리정도입니다. 너무 많아 친가 처가 형제들을 비롯 지인들까지 은혜를 베풀었죠. 나중에는 염가로 판매를 하면서 본격적인 심마니로 직업전환을 했습니다. 그러다 삼을 획기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밀식재배를 하게 됐어요. 제대로 가격을 받을 수 없는 파지들은 술로 담그거나 나눠줬어요. 아무튼 좋은 농사 짓는다고 생각합니다. 베풀면 다 돌아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결국 공짜는 없어요. 내가 해 보니 내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다 돌아옵니다. 그러면서 항상 고맙다 고맙다 하잖아요."

그의 마음씀이 읽혀진다. 그는 유통업자들이 팔지 못하는 산양산삼까지 판매 해 주는 해결사 역할도 자처했다. 이것은 결국 베풂을 생활철학으로 삼고 있는 그의 인생관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그와 함께 농장에서 내려와 생활관 근처에 있는 헛개나무와 오미자, 다래, 당귀, 곤드레, 병풍취, 땅두릅에도 관심을 가져 보았다. 인터뷰를 마치자 그는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부인 박경숙(47)씨와 함께 손을 흔들며 배웅을 했다. 따뜻한 마음을 전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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