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에 가는 것이 즐거워요"
휴가 맞아 성지순례와 훈련 참석
모친 천도재 통해 입교, 교법 실천

반송교당 생활관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만덕산 하선을 마치고 막 돌아온 상태였다. 짐꾸러미는 교당 거실에 놓여 있었다. 훈련 참석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는 박여심(51) 교도는 올해로 입교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원불교는 제 인생의 네비게이션이라 할 수 있어요. 첫 법회를 보는 날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계속 교당을 다니면서 마음이 편안해졌죠."

이런 그가 원불교를 직접적으로 접한 것은 어머니의 천도재를 통해서다. 천주교를 신앙하던 그가 〈원불교전서〉를 읽으면서 그동안 의심되던 부분이 풀렸다. 삶의 지침서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로 인해 휴가 때마다 성지를 찾게 됐다.

입교 첫해 영산성지 순례에 이어 그 이듬해는 성지 도보순례를 했다. 이번에 만덕산 하선에 참석한 것도 다 이런 이유다.

"이번 하선에 참석하면서 경산종법사님 법문인 처처작주(處處作主)를 실감하게 되었어요.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는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사상선 시간에 호미질을 할 때 설렁설렁 했으나 어느 순간 내 밭이라 생각하니 정신이 모아졌어요. 내가 주인이면 그렇게 설렁설렁 하지 않아요."

그의 말에서 신앙의 묘미를 느꼈다. 자신이 주인임을 느끼려는 그의 의지가 엿보인다. 그는 모든 것이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편안함과 불편함도 마찬가지다.

"저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합니다. 그러면 뭔가 느껴지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알아집니다. 경험하다 보니 뭔가 쌓이는 것 같고 재미가 있습니다."

자신이 즐거우니 얼굴 표정도 밝아졌다. 까칠했던 성격이 남을 배려하는 쪽으로 변했다. 정치부분에 대해서 의견 다툼을 자주 했으나 이제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증한다. 친구들은 신수가 훤해졌다고 말을 한다. 오랫동안 교당을 다닌 교도들은 그를 격려한다.

"이 모든 것은 교당 법회에 참석하면서 인과보응을 안 결과라 보여집니다. 교리를 생활에 접목시키니 더 없이 즐거워요. 일요일에는 원불교와 관련되는 일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그는 버스를 타고 갈 때 어르신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 목욕탕에서 어른신들의 등을 밀어드리는 것이 오히려 기쁘다. 컨설팅 회사에 일찍 출근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스스로 알아서 한다. 그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인과보응의 이치가 숨어있다고 말한다. 교법실천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가장 아쉽고 잘했다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원불교를 늦게 만난 것이 아쉽습니다. 조금이라도 일찍 만났으면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둘은 지금이라도 원불교를 만난 것이 다행스럽습니다. 인과보응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런 만큼 그는 무엇이든 열심이다. 강연이나 훈련감상담 발표도 마다하지 않는다. 일요법회뿐 아니라 화요법회에도 열심이다. 교구 교리대학에 빠지지 않는다. 교당에서 실시되는 교리시험에는 1등이다. 그는 작년에 자신을 위한 100일 기도를 결제했다.

"교당에서 기도를 진행했습니다. 직장에서 퇴근하면 저녁마다 108배와 기도식을 병행했지요. 약속이 있는 날은 아침에 기도를 한 후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교법이 좋아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힘을 얻습니다."

그는 교전봉독과 마음일기 쓰기를 통해 교법을 체험하고 있다. 25년간 모시고 사는 시어머니께 보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자신의 마음 흐름을 알게 된 것이 기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옆에서 그의 말을 듣고 있던 이귀인 교무는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올해 교화단 중앙을 맡은 이후 단원들에게 매일 법문과 좋은 글귀를 문자로 보내고 있어요.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처음에 귀찮아하는 단원들도 이제는 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어요."

부끄러운 듯 한 쪽 벽면을 바라보던 그가 '교당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간단한 마무리 말속에서 강한 믿음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열정이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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