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0년을 맞이하며
"100년을 준비하며 단순하지만 생활중심의 실천운동 우리부터 전개해야"

1. 들어가며
21세기의 시작은 시민사회의 약진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정부와 의회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제도정치의 영역으로부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정치의 영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균형적인 시각을 가져야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군부권위주의의 파행적 제도정치가 시민사회를 질식시키던 시기에 비해 시민사회가 크게 신장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전히 제도정치는 권위주의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시민정치를 주도하는 시민운동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허약한 단계에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사회에는 시민운동을 비롯한 시민정치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70년대와 80년대의 민주화운동 이후 90년대에 새롭게 전개된 시민운동의 흐름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점은 전문운동단체의 활동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이다.

이미 1989년에 사회운동의 변화를 예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출범 이래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등 다양한 전문운동단체들이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이러한 운동단체들은 90년대 내내 시민사회를 선도해 오면서 조직의 내적 성장을 이루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중적 기반의 취약함과 아울러 점점 더 폭주하는 사회의 요구에 대처할 역량의 한계 또한 드러내고 있다. 시민사회내에서도 다양한 분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이념적 갈등의 골은 깊어가고 있다. 아울러 풀뿌리 시민운동의 기반은 아직까지 미약한 상태이다. 시민운동의 이와 같은 현 상황에서 우리는 다른 무엇보다도 종교시민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구생태계의 종말적 상황, 핵전쟁의 위협, 끊임없이 이어지는 국지전, 세계적인 범죄현상, 생태계 파괴로 인한 치명적 질병의 확산 등 다양하고도 폭넓은 위기가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전개되고 있는 대부분의 시민운동은 이러한 위기들을 이슈로 삼고 있고, 이러한 위기들은 대체로 서구문명의 부정적 결과인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러한 위기들이 생태 및 생명의 보존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면 이제 시민운동의 과제는 종교의 지향점과 분리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로 다른 종교윤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전 국민이 혹은 온 인류가 똑같은 방식으로 기도할 수는 없을지라도 동일한 이슈를 두고 기원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기인해 원기100년을 맞이하는 교단에서도 시민운동과 관련한 과제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2. 원불교 100년과 원불교 시민운동의 과제

1) 연구기능확대

얼마전 만해사상 실천선양회,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가톨릭 우리신학연구소, 개신교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주관한 한국사회의 시민종교에 대한 연구발표가 있었다.

시민사회적 가치기준으로 종교를 되돌아보고, 종교적 신념과 가치체계에서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결합모델을 찾아 시민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실천과제를 찾고자 기획된 이번 세미나를 보며 원불교적 신념과 체계로 세상을 읽을 수 있도록 도울수 있는 연구기능이 확대될 필요를 느꼈다. 이는 원불교 교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과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하며 연구소의 형태로 만들어진다면 출가, 재가가 어울리는 자발적 구조가 될 필요가 있다.

원불교청년회에서 원청미래사회연구소를 통해 시민사회와의 소통에 필요한 보고서와 강좌 등을 열었던 경험을 되살려 독자연구기능을 갖추도록 해야한다.

2) 교육프로그램

영국 비폭력평화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비폭력 갈등해결훈련'이 얼마전 한국에서 열렸는데 영국과 독일의 전문가 2인이 전세계를 순회하며 여는 공개프로그램이었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원칙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리더십프로그램이나 갈등해결프로그램을 참가하면서 드는 생각은 내용이 이렇게 단순하며 다알고 있는 듯한 내용이며 원불교적 요소를 뽑아서 사용한 듯한 프로그램인데 전세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알려지는 이유는 무엇인가하는 점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확산될 수 있는 것은 내용을 프로그램화하고 단순하지만 지속적인 반복학습을 시키고 있다는 점이 다름을 교육을 참가하며 알 수 있었다.

교단내에서도 마음공부를 응용해 프로그램화 하고 있는것처럼 NGO활동과 관련해서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화 할 필요가 있다. 원불교 NGO 스쿨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가진 요소를 정형화시키고 네트워크를 만들어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3) 소통과 협력강화

교단내에는 국제구호사업과 관련된 단체들이 많다. 함께하는사람들,삼동회인터내셔널, 평화의친구들, 아프리카어린이돕는모임, 청수나눔실천회, 여성회 한울안운동, 원불교봉공회 등이다. 올해 아이티 지진구호활동을 위해 원불교재해재난구호대라는 이름으로 공동활동을 펼친 것이 계기가 되어 공익복지부 주관으로 원불교 국제구호활동가 훈련을 지난 6월 처음으로 개최하였다.

국제구호를 사업으로 하고 있는 단체들이 공식적으로 처음 만난 자리였고 참가자들도 열의를 가지고 참가하였다.

문화사회부 또한 원불교NGO 협의회를 구성해 각 단체 활동정보를 공유하며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 2차례의 모임을 개최한 바 있다. 아울러 교화훈련부 한민족한삶운동본부와 모려회에서도 오는 10월 북한교화지원자훈련을 교단내 통일운동을 하는 단체와 실무자들의 정보를 나누고 활동을 공유할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기로 협의를 마쳤다.

교단내 단체들의 활동이 어느 분야에서는 다소 과열되어 있는듯하고 인권, 환경, 평화, 다문화 등의 분야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2020년이 지나면 NGO의 대부분이 국제구호활동 NGO가 될 것이다' 라는 미국대학의 연구보고서처럼 특히 국제구호와 관련된 NGO 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4) NGO 인재양성 장학회

NGO와 관련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장학기금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재가4단체가 중심이 되어 원불교 인재양성 재단을 만들고자 하는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NGO 활동가를 지원하기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출·재가를 아울러 시민운동 관련 인재들을 성장시켜 나가면 시민사회와 교단, 출가와 재가, 선진과 후진을 소통시킬 수 있는 거점이 될 것이다.

3. 나오는 말

후대의 역사가들은 지구온난화, 전쟁으로 21세기를 기록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환경재앙과 전쟁으로 인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직시 할 필요가 있다. 100년을 준비하는 우리 모습에서도 단순하지만 생활중심의 실천운동을 교도들이 먼저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 전개되어야할 것이다. 감사생활을 실천하고 사요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행동강령을 만들고 실천해가면 그 운동이 바로 원불교 NGO 운동이 될 것이다.

지구촌 빈곤퇴치를 위해 '화이트밴드'운동이 전세계적으로 실현되는 것처럼 우리 의식이 담겨진 실천운동이 지구촌에 실현되어야 하지만 대중 속에서 정신개벽을 담고 있어야할 것이다.

이러한 원불교인들의 실천운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된 연구기능 강화, 교육프로그램의 지속성, 소통과 협력 강화라는 실질적 준비가 필요하다. 이 일은 교단내 단체들의 자발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하는데 무엇보다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재양성이라는 목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첫발을 딛는 것이 중요하다. 대량인재를 양성하기보다 한 사람부터 시작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원불교 시민운동 참여는 기성종단의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대안적 흐름과 정신가치에 기반한 활동 그리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협력의 바탕위에서 실시되어야 한다.

요즘 양적 성장의 신화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개념으로 바뀌어 간다. 또 그것이 지구 생태계의 존립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는 새로운 적응이 요구되는 시점에 왔다고도 말할 수 있다.

종교적 영성이 기반되지 않는 활동이라면 기존 시민운동 흐름에 종교인원이 더해지는 결과만을 만들어낼수 있을 것이다.

대규모 행위자의 행동이 아니어도 가치지향적 활동과 개인의 양심과 상식에서 지킬 수 있는 원칙을 통해 사회와 세계의 표준을 세워나갈 수 있는 표준운동이 되어야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과 표준은 원불교내 시민운동의 성장을 돕는 것과 동시에 한국시민사회 그리고 세계시민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윤법달 전문기자 성동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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