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만나 인연을 걸고 그 인연을 계속 유지해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실감한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내게 말을 걸어오고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인연들이 많았던 나로서는 사람들을 만나 친분을 쌓아 가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닌 줄 알았지만 객지 생활을 하는 나에겐 여전히 어렵고 두렵기만 하다.

객지 생활을 한지도 어언 7년이 넘었는데 마음을 건네고 마음을 연할 친구 하나 없다는 게 더 슬픈 일이다. 그것은 내가 다가가려고 해도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닌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니 쉽지 않은 것 같다. 우연히 인터넷 카페에서 아이의 또래 친구 엄마를 알게 되어 몇 번 만났는데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다.

내가 건강이 좋지 않아 기운이 없고, 자주 아프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선 내가 아프다고 하면 좋게 받아들이지 않고 핑계라고 생각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더 마음이 아픈 이유는 건강 때문에 힘든 것을 얘기했는데도 내 생각과는 달리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아 사귐이 오래가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좋은 인연을 많이 걸고 싶었다. 아이들 키우는 얘기도 하고, 육아 정보도 공유하고….

여러 가지 나누고 싶은 게 많았는데 나와는 다른 생각을 했었나 보다. 살아가면서 인연을 맺는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인연을 건다고 해도 좋은 인연으로 이어가는 건 더더욱 어려운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념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내 주위를 살피지 못하고 무심으로 대한 적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상대방을 생각하면 속상하고 원망심만 일어나겠지만 공부심으로 생각해보니 오히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가장 가까운 곳에 좋은 인연이 많은 것을 알았다.

교무님을 비롯하여 도반들, 부모님과 가족, 영생의 동반자이자 법동지인 남편,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보물 아이들이 더 없이 좋고 감사한 인연들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