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법 제정하고 단을 조직하다

원기9년 음력 4월29일 익산 보광사에서 창립총회를 가진 후 대종사께서는 곧 만덕산에 들어간다. 만덕산은 대종사, 정산종사, 대산종사의 3대 성자가 한 자리에서 만난 '삼성해후지(三聖邂逅地)'이며, 동시에 대종사께서 제자들과 첫 선(禪) 훈련을 난 '초선훈련지'이다. 이미 영산과 변산 당시 교재준비 및 예비훈련이 진행되지만, 만덕산 초선을 난 후인 원기10년 3월에야 비로소 '훈련법'이 제정 발표된다. '훈련법'과 함께 '학력고시법', '학위등급법', '사업고시법'도 발표되는데, 이는 원기17년 〈육대요령〉에도 그 순서대로 실려 있다. 여기서 '육대(六大)'란 '인생의 요도', '공부의 요도', '훈련법', '학력고시법', '학위등급법', '사업고시법'을 말한다. 이후 가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교법의 기본 구상을 여기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훈련법 제정의 취지는 인류 사회가 '삼학'을 고루 훈련하자는 것이다. '원기13년 사업보고서'의 '교무부 제1회 공부인훈련보고서'의 보고 순서를 보면, '1.삼강령의 총론 2.교육의 조건 3.훈련의 방식 4.교육통일의 기관 5.교육통일기관의 정관'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어 주목된다. 먼저 삼강령의 총론을 보면, "본회에서는 인류사회에 제일 긴요하고 제일 급선무인 모든 점을 미리 준비키 위하여 정신수양·사리연구·작업취사로써 교육의 원(原)강령을 삼아 남녀노소 선악귀천을 물론하고 지성의 발원이 유(有)한 자는 고루 훈련을 가(加)하게 되였도다"라고 한다. 삼학은 '교육의 강령'이고, 공부에 발원이 있는 사람(공부인)은 누구든지 삼학을 훈련하도록 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삼학'은 특별한 사람만의 특별한 공부가 아니다. 보고서에서도 "본회에서 독특히 제정한 삼강령이 아니며, 또는 본 회원에 한해서만 이행할 삼강령이 아니다. 천지가 조판하고 인류가 시생할 그 때부터 인도(人道)의 근본적 원칙으로 제정된 삼강령이며, 만고를 통하여 억만 인중(人衆)이 밟아오고 밟아갈 삼강령"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역대 성인달사가 제정한 인도정의의 법'인 유·불·선을 예로 설명하여, "선(仙)에서 말하는 조화(造化)는 정신수양의 결과를 가리킴이요, 불(佛)에서 말하는 견성(見性)은 사리연구의 결과를 가리킴이요, 유(儒)에서 말하는 범절(凡節)은 작업취사를 가리킴이니, 유불선 3도(道)도 이 삼강령을 밝히기 위함"이라 덧붙이고 있다. 삼학은 곧 인간이라면 누구나 닦아왔고 닦아가야 할 인도상의 근본 공부 길임을 밝히고 있다.

이어 삼학공부의 교육 조건과 훈련 방식, 그리고 교육통일의 기관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삼학'을 훈련시키기 위해 '훈련법'이 제정되었고, 그 교육의 지도감독을 통일하는 기관으로 '단(團)'을 조직하였음을 주목해야 한다.

<원불교사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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