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정원 기획실(논설위원)
임파워먼트(empowerment)는 접두어 em에 power를 혼합시킨 단어로 '누군가에 권한이나 권력을 부여하다''능력을 주다' 또는 '할 수 있게 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 운동에 기원을 둔 임파워먼트는 Staples(1990)에 의해 개인이나 집단이 무력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힘을 가진 상태로 되는 과정으로 정리된다.

원기78년 교단의 방향을 교구자치로 결정한 뒤 무려 17년만인 지난 10월14일 정기원의회에서 대전충남·서울·부산교구의 법인설립을 승인했다. 교단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10월29일 성업회 상임위원회에서는 법인을 설립하는 교구에 교화발전기금으로 2억원씩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00년 성업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교화대불공이고, 그 주체 또한 현장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안이라 생각한다.

그런 만큼 교구별 법인 설립은 보다 역동적이고 활력 있는 교화현장을 만들고 교단의 체질이 개선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 교구별 법인 설립이 단순히 재산권 관리 주체가 바뀐 것으로 인식된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성과는 거두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보다 적극적인 교구자치를 위해서 구성원들의 임파워먼트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변화와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교구가 교화의 중심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관료적인 행정조직이라는 이미지 보다는 행정은 최소화하고 역량 있고 뜻있는 재가출가가 지혜를 모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이 되어야 생명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조직의 비전과 원칙을 만들고 이를 구성원들이 정확히 인식 할 수 있어야 한다. 100년 성업의 비전과 교구의 비전 그리고 각 교당이나 단체의 비전들이 상호연관성 있게 조정되어야 한다. 또한 그 비전들이 현실 속에서 구성원들에 의해 확실하게 인식되고 실천되어져야 한다. 꿈을 갖고 장래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 진정한 자신감이 생기고 조직에 대한 헌신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셋째, 교구의 다양한 정보가 잘 소통되고 유사한 일들에 대해서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함께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종적인 관계가 아니라 횡적인 만남의 관계를 통해 win-win(윈-윈) 할 수 있는 조직화가 필요하다.

넷째,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인적 자산을 존중하는 문화가 먼저 자리 잡혀야 구성원이 조직에서 일하는 자부심과 주인의식을 갖게 된다. 급수, 졸업년도, 학연, 지연 등을 과감히 벗어나 지자본위의 정신에 따라 적재적소에 구성원들의 다양한 능력들을 발굴하고 배양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의 능동적인 마인드 배양을 위해 교육과 지원을 중요시해야 한다.

다섯째, 공정한 인정과 보상을 통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책임감을 가지고 효과와 효율성을 높인 결과에 대해서는 합당한 격려와 보상으로 구성원들의 조직 몰입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잘못한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교단은 100년기념성업을 통해 100년대의 기반확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이 모아져서 사업계획이 완성되었다. 이제는 그 계획들을 실천에 옮겨야 할 때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주최자들이 나서서 진행을 해야 한다.

100년성업은 성업회나 교정원의 힘만으로는 이루어갈 수 없고 성공할 수 없다. 교단의 모든 역량이 결집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일이다.

교단은 모든 권한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위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 교단의 발전과 성공은 바로 그 하고자하는 구성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내가먼저' 운동에 동참하자. 그 어느 때보다도 구성원들의 임파워먼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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