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집 강해윤 교무

"소년원에서 나온 아이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외면당하고 사회를 등진 채 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은혜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학교가 필요해서 하나의 학교를 새로 짓는 것이 아니다. 그 아이들에게 교육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강해윤 교무는 소년원 퇴원생들을 위한 은혜학교의 필요성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그는 "퇴원생들의 경우 기존의 대안학교에서도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대안학교에서도 이들의 입학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학교 밖 청소년들이 방치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은혜학교는 기존의 대안학교보다도 학교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소년원 퇴원생과 같이 기존의 학교에 진학하기 어려운 청소년, 그 중에서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별도의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교육에 있어서도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강 교무는 "교육을 교사들이 이끌고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며 교사는 활동들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완전자율적 교육을 선언했다. 그래서 수업은 공간과 시간이라는 틀을 벗어나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이 교육콘텐츠가 된다.

이러한 새로운 교육방식에 대해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의문과 학생들의 자유를 넘어선 방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강 교무는 이러한 일부의 우려에 대해 "이들을 위한 교육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와 사랑"이라며 "고봉중학교 법회가 너무나 자유스러운 분위기로 진행돼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정기훈련 때 한 명도 빠짐없이 444배를 올린다"고 자율적 교육의 효과를 설명했다.

교육의 목적 역시 공부 잘하는 학생을 키워내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원만한 인격체를 형성해 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행히 이러한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

현재 은혜학교는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설립협의 완료를 통보받았으며 예정대로라면 내년 3월 개교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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