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웰다잉은 영혼의 성장 위한 과정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 최근 웰빙에 이어 죽음을 잘 맞이하기 위한 웰다잉(Well-dying)이 주목 받고 있다.

이에 발맞춰 KCRP여성위원회가 죽음을 바르게 인식하고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웰다잉을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KCRP여성위원회는 '종교별로 본 웰다잉'을 주제로 8일 서울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의 관점에서 바라본 죽음과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 등에 대해 사례와 이론 등이 소개됐다.

불교측 발제자인 김기호 아름다운삶수련원 대표는 죽음을 삶의 끝이 아닌 삶의 중간에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무지로 우리의 삶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어 달라이라마의 말을 인용해 "가장 좋은 죽음을 맞는 방법이란 가장 좋은 삶을 사는 것"이라며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과 다른 생명 가진 존재들을 도우라"는 주장을 이어나갔다.

그는 또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죽음을 인정하고 이를 대비해 수행해야 한다"며 ▷수행을 통해 정신적으로 죽음을 준비할 것 ▷삶을 심각하게 살지 말 것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을 지금 바로 실천할 것 등을 차례로 주문했다.

천주교측 발제자 이경식 바오로가톨릭의대 호스피스센터 명예교수는 1964년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에 의해 시작된 호스피스활동을 중심으로 웰다잉에 접근했다.

이 교수는 "죽음은 인간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지만 죽음 앞에서는, 돈, 명예, 권력 등 모든 것이 무너진다"며 "우리가 꽉 쥐고있던 인간적 욕심과 자존심이 빠지면서 삶 전체가 선물로 주어졌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환우들이 삶이 선물이라는 진리를 진실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삶의 모든 것을 주신 창조주께 '감사'하기 시작하고 삶에 있어 '사랑'이 가장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이 교수는 이에 근거해 "호스피스에서는 환우들이 죽음을 잘 맞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돌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어 원불교에서는 원익선 교무가 '원불교의 웰다잉'이라는 주제로 죽음의 의미와 죽음의 수용자세에 대해 논의를 전개했다.

원 교무는 "원불교에서는 열반 자체가 살아 있음을 깨치고 자성의 원래를 회복함을 의미한다"며 "죽음 자체는 생로병사의 순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원 교무는 동시에 영이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다고 볼 때 생사의 궁극적 의미는 제생의세라 할 수 있다며 죽음이 성장을 위한 윤회의 과정임을 주장했다. 삶과 죽음을 끊임없이 연속하는 과정에서 지·정·의(知情意)가 성장하는 데 이를 통해 나의 깨달음과 다른 사람의 구제가 윤회의 궁극적 목표가 된다는 것이다.

원 교무는 이에 근거해 원불교의 웰다잉은 영혼의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는 결론을 도출하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살아있는 사람과 죽는 사람이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하면서 죽음을 맞이하고 수용하고 영혼의 성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 대해 이은영 KCRP여성위원장은 맺는 말을 통해 "이웃종교의 죽음에 대한 관점을 보면서 공부가 많이 됐다"며 "이를 통해 죽음을 소박하고 기쁘게 맞을 수 있게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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