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류는 과학문명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위기에 대한 목소리가 각계 각층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종교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지도와 더불어 사회의 각종 문제를 해결해야 할 위치에 있다. 최근 '겨레얼살리기운동'을 통해 정신적 지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장을 최성덕 교무(민족종교협의회 이사·상계교당)가 만났다.

이 자리에서 민족종교 정신의 계승에 바탕한 우리 문화와 민족정신, 민족종교 간의 협력증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대담에서 한양원 회장은 "지상낙원과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

- 건국이념과 민족종교 정신
최성덕 교무: 우리 민족은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을 계승하여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자부하며 독창적인 겨레얼을 형성해 왔다. 건국이념과 민족종교 정신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한양원 회장: 세계 여러 나라 건국 이념을 볼 때 각기 자국의 이해를 따져 수립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홍익인간'으로 한 나라를 초월해 온 인류가 유익할 수 있는 이념을 삼았다. 이는 세계가 한 집안이니 아끼고 사랑하자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이렇듯 평화사상을 건국이념으로 가지고 있다.

외국에서 들어온 기독교, 불교, 천주교, 유교 등의 사상들은 박애, 자비, 인, 사랑 등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 민족종교가 가지고 있는 사상은 그만 못한 진리를 가지고 있는가 살펴볼 때 그렇지 않다. 천도교의 인내천(人乃天), 원불교의 일원(一圓)사상은 훌륭하다. 또 증산의 해원 상생사상에 입각해 모든 세계가 맺혔던 원한을 풀어야 한다. 유·불·선이 하나이면서 동·서까지 하나로 합일해야 한다. 우주를 하나로 보고 세계를 하나로 보아야 한다. 민족종교의 거대한 사상은 외래종교에 못지않은 진리를 가지고 있다. 세계평화는 우리 민족 종교의 힘으로도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다.

-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 민족종교적 해법
최성덕 교무: 현 사회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도 사회적 갈등과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 사회의 당면문제를 민족종교 입장에서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

한양원 회장: 오늘날 세계는 물질만능주의로 물질이면 다 해결될 수 있다는 사상을 추구한다. 민족종교 입장은 모든 문제를 상생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상생의 정신이 이 시대에 동반되어야 한다. 서양은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려 세계질서를 상극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정신을 앞세우고 물질을 뒤로 세워야 한다. 사람도 육체만 앞세우고 정신을 돌보지 않으면 병신이 되고 만다. 이러한 병폐를 고치기 위해 하늘이 이 나라에 의사들을 보낸 것이다. 바로 민족종교이다.

민족종교를 보내면서 대 성인을 보낸 것이다.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 수운 최제우 대신사, 증산 강일순 선생, 홍암 나철 선생, 영신당 강대성 도조 등 세계 어느 시대에서도 볼 수 없는 성인들을 보냈다. 이 분들이 밝힌 진리로 상극의 세상을 상생으로, 전쟁을 평화로 만들어야 한다. 스승님들이 길을 만들어 주셨다. 우리 후예들이 말씀을 실현시켜 이 사회에 상생과 평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 우리 문화를 되찾기 위한 방법
최성덕 교무: 회장님은 "우리 역사, 문화, 이념을 되찾아 우리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이루는 일이 급선무"라고 늘 주장했다. 우리 문화의 정신을 어떻게 살려 가려고 하는지.

한양원 회장: 우리 문화를 하나하나 따져보면 인위적이지 않고 천리적인 문화를 가졌다. 천지 자연 현상에 맞춰서 문화를 창작했다. 인위적이지 않다. 노래 하나에도 마음을 가라앉혀서 수양을 하도록 했다. 그러니 찬란한 문화이다.

우리 문화의 위대한 이념과 사상 그것은 바로 홍익인간이다. 홍익인간 이념과 사상이 외래 문화 속에 묻혀 버렸다. 역사가 서 있어야 할 자리에 지금 서양 문화들이 서 있다. 평화가 있어야 할 자리에 냉전의 사상이 서 있다. 역사와 문화, 이념을 제 자리에 세워 놓아야 한다. 언제 어떻게 문화식민지 국가가 될지 모른다. 문화는 우리얼이다. 그래서 민족종교협의회에서는 우리얼 즉 겨레얼살리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일에 이웃종교들도 함께 해야 한다.

- 민족의 미래와 인재양성
최성덕 교무: 인재 양성을 통해 문화와 역사, 이념을 복원해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일은 모든 종교가 함께 추진 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인재 양성을 어떻게 해 나갈 계획인가.

한양원 회장: 민족의 미래는 젊은이들에게 있다. 60~80대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쉽게 이해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생소한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우리의 사상과 이념을 하루빨리 되살리지 않으면 안된다. 통일되기 이전에 민족정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 과거 한말에 우리나라를 다녀간 나라들은 현재 남과 북의 통일을 속으로 반대하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갖가지 방식으로 정치적 외교를 하고 있다. 자칫하면 제2의 문화식민지로 전락하고 만다. 그래서 '겨레얼살리기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 외국에 겨레얼살리기운동 지부가 7개국에 있다. 내년 봄에 7개국에 있는 젊은이를 불러들일 것이다. 그들과 민족종교 차세대 지도자를 100여 명 선발해서 10일 정도 연수할 계획이다. 또 하나의 목표는 민족대학을 설립하려 한다. 그곳에서 민족정신을 교육시킬 것이다.

- 종교간 갈등 극복과 협력 증진의 길
최성덕 교무: 최근 종교편향 정책 등 기타 여러 사건들이 종교계 화합과 사회통합에 많은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종교간 갈등 극복과 협력증진을 위해 민족종교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한양원 회장: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기독교와 불교가 이 나라를 이끌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력 다툼과 이해 관계도 거기에서 나타난다.
각 종교를 초월하자는 뜻을 종교 대표를 만나면 말할 것이다. 부처님 말씀하신 그 좋은 자비는 어디다 쓸려고 안 쓰느냐.

또 예수님의 사랑, 박애정신은 언제 쓸려고 자물쇠를 채웠느냐 물어 볼 것이다. 혼란스러울 때 일수록 자비와 사랑이 필요하다. 이해 관계를 초월하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각 종교를 믿는 신도들이 자성해야 한다. 종교 본연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비, 사랑, 박애 정신에 바탕해서 일상생활이 되어야 한다. 그러한 이념을 한쪽에 놓고 인심(人心)으로 하니 문제가 일어난다. 이제는 인심에서 도심(道心)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부 역시도 편향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종교는 하나의 마음 수양 수단이다. 온 국민은 종교를 수양 수단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에 민족종교의 역할은 이웃의 큰 종교 눈치만 봐서는 안된다. 민족종교는 민족종교 창립 취지를 실현시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 도덕문명국가를 위한 각 종교의 협력
최성덕 교무: 최근 '대한민국을 도덕문명국가로 만들자'고 제안했는데 이를 위해 민족종교협의회와 원불교에서 먼저 해 나가야할 협력사항은.

한양원 회장: 원불교는 유일하게 민족종교 중에서 세계적으로 발전을 해서 세계종교가 되어 있다.
95년의 짧은 역사이지만 오직 하나로 만들자는 일원세계 건설을 염두에 두고 발전하고 있다. 근본은 하나이다. 그 일을 원불교에서 먼저 하고 있는 것이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민족종교가 뜻을 모아야 한다. 민족종교들이 지향하는 사상은 결국 이 세상의 평화이다. 평화를 만들자는 데 반대가 있으면 평화가 안된다. 민족이란 개념으로, 인류라는 개념으로 크게 봐서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들을 쉬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