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꿈과 희망의 터전, 동그라미플러스

▲ 단순 임가공 사업단의 근로시간.
▲ 이영수 서각사업팀장이 '부부의도'를 서각 중.
어느 때 어느 시간에 찾아가도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는 동그라미 근로장애인들. 최근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 돼 다양한 사업과 유통 경로를 구상 중인 동그라미플러스를 11일 방문했다. 현관에는 완제품으로 탈바꿈할 미완성된 상자들이 가득 쌓여있다. 근로장애인들은 반가운 눈인사와 말인사로 "교무님, 여기 사진 찍어주세요" 하고 목소리를 높일 뿐 손은 여전히 상자 접기에 바쁘다.

육포·압화·서각·임가공 사업단

동그라미플러스는 장애로 인해 일반 사업장에서 일하기 힘든 중증장애인을 중심으로 직업훈련을 한다. 제품 판매의 모든 수익금을 근로 장애인들에게 배분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곳의 생산품은 HACCP(농림수산식품부의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과 IOS9001(제품생산시스템 인증하는 제도)시스템을 통한 전문적인 운영으로 장애인들의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최지영 대표는 "근로 장애인들의 가장 어려운 점은 안정적인 일자리와 일거리 확보, 소득보장의 한계 등이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동그라미플러스는 육포 사업단, 서각 사업단, 압화 사업단, 단순 임가공 사업단이 가동 중이다"고 사업단을 소개했다.

육포 사업단은 지역사회의 장애인 및 자립장의 근로장애인들에게 지속적인 일자리를 확보하여 경제적인 활동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압화 사업단은 직업적응능력과 생산력이 낮은 근로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꽃을 채취하고 말려서 압화를 만들고 그것을 이용하여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 사업단은 익산 부송동에 '우리지베'를 운영, 지역 사회 주민들과도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다.

임가공 사업단은 지역사회의 임가공(섬유)업체들을 대상으로 단순하청작업 등을 수주해 중증장애인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각 사업단은 천연원목을 사용해 현판, 가훈, 사훈, 교훈 등 각종 글귀를 제작한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원목은 마디카, 향나무, 알마시카, 은행나무이다. 서각은 양각, 음각, 음양각 등 다양한 형태와 기법이 가능해 주문제작도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육포 사업단은 29명, 서각 사업단은 13명, 압화 사업단은 4명, 단순임가공 사업단은 30명이 일하고 있다"며 "이들은 80%가 장애인이고 20%는 취약계층이다"고 말했다. 최 대표나 장애인들은 각종 사업을 통해 소득을 증대시켜 최저임금 정도의 배분금을 받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현재는 평균 18만 원 정도이다.
▲ 사회적기업 인증서.


신규 사업과 유통의 고민

최 대표는 내년에 신규 사업으로 재생 카트리지 사업을 할 계획이다. 지금도 4개 사업단을 직원 6명이 꾸려가기가 벅차지만 장애인들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는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업 확장이 인력적으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행하려고 하는 것은 최 대표의 지인 중에 이 사업을 적극 돕겠다는 사람이 나선 것이다.

요즘 공공기관에서는 장애인 생산품 인증마크가 있는 제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 대표는 "재생 카트리지 분야에서 전라북도에서는 70%, 익산은 30%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분이 함께 해 보자고 제안했다"며 "이곳에 설비 공장을 투자해 생산을 해 내면 판매처가 더 확장 될 것이다"는 기대감을 나타했다. 장애인들 역시 소득과 직결된다면 일정기간 직업교육을 통해 생산 촉진을 자신하고 있다.

한 사업이라도 성공을 해야 최저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장애인들이 최저임금에 기준하는 것은 세금을 내는 국민이 되고 싶은 이유이다. 현재 국가로 부터 혜택만 받는 사람에서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 당당해 지고 싶기 때문이다.

동그라미플러스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들은 가을이면 주말에도 쉴 틈이 없다. 지역의 각종 행사나 축제에서 가판을 하기 때문이다. 각 사업단의 판매, 유통 경로가 넓지 않다보니 행사장에서의 가판은 기본인 셈이다. 혹 행사가 겹쳐 못 가게 되면 '왜 안 왔느냐'고 전화가 올 정도로 자리매김을 했다. 봉사와 헌신의 마음이 없으면 어려울 터이다. 하지만 동그라미플러스의 직원들은 '무아봉공의 교리 정신으로, 개인이 모두 사회적 기업가이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 전라북도 관계자들이 육포사업단을 방문했다.(오른쪽 두번째가 동그라미플러스 최지영 대표)

육포 사업의 성공을 위해

현재 동그라미플러스에서 주력하는 사업은 육포 사업이다. 최경희 공장장은 완제품 육포가 나오기까지 2~3일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중 마지막 작업에서 금속검출 공정에는 그 어느 과정보다 마음이 쓰인다. 최 공장장은 "혹시나 기계의 나사가 빠져서 들어가 있거나 육포를 재단할 때 칼날 등이 떨어져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장애인들은 육포사업에 관한 직업 교육을 받을 때 너무 어려워했다. 위생복을 입고 에어 샤워를 한 후 스스로 작업에 임하기까지는 1년여의 긴 시간이 걸렸다. 올해 4년 째인 지금은 익숙해져 실수가 없다. 육포사업단에서 직원들에게 아버지라 불리는 육달(55·지적장애) 씨는 "육포 봉투 봉합작업인 실링 보조를 하는데 날짜를 틀리게 찍어 3번 정도 실수했다"며 "정신을 바짝 차려 실수가 없도록 하고 있다"고 일하는 자세를 말했다. 최 공장장은 "육포 사업단 일이라면 솔선수범해서 일하고, 직원들을 잘 챙겨 육 아저씨를 '아버지'라 부르며 사업단이 하나가 되었다"고 칭찬했다.

육포 사업단 역시 유통경로를 확장하려 노력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지금은 군대에 소량 납품하고 모 업체의 체인점이 그나마 육포 사업을 유지하는 판매처이다.
최 공장장은 육포에 사용하는 천연발색제 개발에도 우석대학교 산학협력팀과 연계해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장애인의 복지증진을 위해 쉼 없이 움직이는 동그라미플러스. 근로활동을 통해 늘 변화하는 자신을 확인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 동그라미플러스 진입로는 KBS가 선정한'아름다운 길'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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