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

대종사께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공부하고 사업하는 길을 활짝 열어주었다. 먼저 교강 9조를 제시하고 이를 '일상수행의 요법'으로 실천하게 하였다. '일상수행의 요법'은 다시 '상시응용주의사항' 1조인 '응용하는 데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하는 공부를 9가지로 나누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유무념 공부를 다양하게 활용한 공부 중 하나다.

'응용하는 데'는 경계를 대할 때, 육근을 작용할 때, 각자의 마음을 사용할 때 등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일상생활의 심신 작용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는 삼학을 총 동원한 공부로 '원만하게 수호하는 공부, 원만하게 아는 공부, 원만하게 사용하는 공부'를 정시(靜時)에는 과목으로 나누어 단련했다면, 동시(動時)에는 삼학병진의 공부를 하게 한 것이다. 모든 경계에서 이 공부가 잘된다면 '육근을 작용하는 바가 다 공적영지의 자성에 부합'되어 자성을 여의지 않는 무시선 무처선의 공부로 나가면 될 것이다.

하지만 경계를 따라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공부가 잘 되지 않으면, 다시 '상시응용주의사항' 2조에서 밝힌 '미리 준비하는 공부'를 하면 된다. 미리 상황을 보아서 어떤 것을 유무념 조항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일을 처리한 뒤' 그 처리건을 반조를 하는데, 이 때는 미리 정한 유무념 조항, 즉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실행이 되었는가 못 되었는가'까지 보는 것으로 실행 결과까지 대조하기를 주의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2조→1조→6조로 이어지는 공부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해야 할 공부로 이는 곧 '동시삼학'이다. 이것은 상시일기에서 유·무념의 번수 기재로 점검한다. 그러나 상시에도 노는 시간이 있고 보면 경전·법규 연습하기(3조), 이를 대강 마친 사람은 의두 연마하기(4조), 그리고 잠자기 전이나 새벽에 염불과 좌선하기(5조) 등을 하도록 하여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허송시간을 보내지 말고 그 시간을 통하여 수양과 연구도 소홀하지 않도록 하였다. 이것은 상시일기에서 '학습상황'의 시간수로 기재하여 점검케 하였다.

상시훈련은 '스스로 훈련'이고 '상시응용주의사항'으로 공부한다. 하지만 공부 단계를 따라 지도인의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교당이 있는 것이다. '교당'은 한마디로 '가르치고 배우는 집'이다.

공간적으로 법신불 일원상을 모시고 신앙·수행하는 곳이지만 교당의 진정한 가치는 외적 건물 보다는 지도인의 유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교당은 지낸 일을 일일이 문답할 수 있는 곳이며, 감각된 바를 보고하여 감정을 얻을 수 있는 곳이며, 의심된 바를 제출하여 해오를 얻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원불교사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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