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산상사는 금강경 법문을 해주시며 대종사님의 게송이 곧 금강경의 결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좌산상사의 '일원상 게송 6단계 공부' 법문을 통하여 그동안의 금강경 강의 핵심을 마음에 다시 새겨보자.

'유(有)는 무(無)로 무(無)는 유(有)로 돌고 돌아 지극(至極)하면 유와 무가 구공(俱空)이나 구공 역시 구족(具足)이라.' 대종사님께서는 당신이 대각하신 바를 이 게송에 모두 담아 주셨다. 그래서 게송은 진리적으로, 신앙적으로, 수행적으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고 공부하는 사람의 관점과 근기에 따라 많은 깨우침을 준다.

좌산상사는 금강경 6단계 체득하는 길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1단계 '유는 무로'는 '현실 있는 데에서 일체선법(一切善法) 열심히 활동하고 갖추고 장만하나 거기에 집착상을 다 놓아 버리고 없는 데로 돌아가 안주하며'라 하셨다. 즉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심신을 잘 활용하여 한 없는 복을 지으라, 짓고 나서 그에 대한 흔적을 없이 하라, 텅 빈 본래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뜻이다.

2단계 '무는 유로'는 '아무 것도 없는 그 자리에서 초연히 유유자적하다가 기틀 따라 있는 곳에 나타나 종횡무진하는 경륜을 다듬고 펼치고'라 하셨다. 다시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텅 빈 본래 마음, 불심으로 현실에서 광대무량한 낙원세상을 건설하라는 뜻이다.

3단계 '돌고 돌아'는 '그러나 그 어느 한 지점에서도 정지하지 아니하고 계속 돌려서 끝이 없게 하여가면'이라 하셨다. 마음이 어느 한 곳에 머무르면 썩게 된다. 유에 빠져도 타락하고, 무에 빠져도 쓸모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돌고 돌아야하는 것이다. 지금 일원상의 진리가 이 세계를 그렇게 건설하고 있다.

4단계 '지극하면'은 '그 공부는 점점 깊어져서 드디어는 지극한 자리 무등등한 자리에 도달이 되나니'라 하셨다. 우리는 조금 무엇을 알면 그것이 최고인 줄 알고 거기에 빠져버리고 참으로 지극한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곤 한다.

5단계 '유와 무가 구공이나'는 '비록 도달이 되었다 하나 유에서도 유가 없고 무에서도 무가 없어 한 흔적도 남아 있지 않으며'라 하셨다. 우리도 일체 만사 대 불사를 하되 한 바가 없고, 함이 없는 자리에 머물되 머물은 바가 없는 경지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다.

6단계'구공역시구족이라'는 '모두 다 비었으되 공적영지의 광명과 대기대용의 경륜과 여래지혜덕상이 원만구족한 경지에 이른다'고 하셨다. 결국 여래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자칫 금강경 공부를 없는 자리에만 머무르는 것을 제일로 생각할 수 있다.

대산종사는 "금강경 공부를 하는 사람은 마치 좋은 옷감으로 옷을 해서 입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옷감이 좋을수록 티끌 먼지가 쌓여도 툭툭 털어버리면 깨끗한 그대로 이듯 마음에 흔적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 모두 금강경 공부로 흔적없는 여래행을 잘 닦아나가길 바란다.

<만덕산훈련원>

※다음호 부터 정귀원 교무가 '휴휴암좌선문'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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