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목은 〈주역〉 건괘에 나오는 글인 바, 대인이란 천지와 일월, 사시와 길흉 등에 합일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라 했다. 역(易)에서는 인간을 크게 소인, 군자, 대인으로 분류하고 있는 바, 소인이란 무지하여 걱정에 사로잡혀 살며, 군자란 자신에 대한 도덕적 자각을 통해 살며, 대인이란 우주와 합일하며 사는 이상적 인간형을 말한다.

주지하듯이 어떤 유학자 두 사람이 잠깐 휴식하는 중에 〈주역〉 문언전의 본 구절을 토론함을 듣고 그곳을 지나던 소태산 대종사는 그 의지가 훤히 해석되었다.

이에 마음 밝아지는 증거가 아닌가 하고 전일에 품은 의두들을 연마해 본즉 모두 한 생각을 넘지 아니하여 대각을 이루었음을 확인하였다고 〈불법연구회창건사〉에서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문목은 대종사의 대각과 관련되어 있다. 또 대산종사는 〈정전대의〉에서 일원상서원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본 〈주역〉 건괘의 원문을 인용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일원상서원문에 합일하고 보면 성자 및 대인이 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대인과 관련한 문목은 소태산의 깨달음의 기연에 이어 대산종사의 일원상 합일 법문과 관련되어 있다.

그렇다면 대인이란 어떠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는가? 유교에서 대인은 천지의 도를 받들어 실현하는 사람으로 천인합일의 경지에 이른 성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대인의 인품에 관련된 소재로 천지, 일월, 사시, 귀신이 등장하는 이유는 우주의 드넓은 기운과 인간의 호연한 대기가 합일되기 때문이다. 좁은 인간 세상에 구애됨을 벗어나 우주 대자연과 하나 되는 삶을 말한다.

물론 원불교 경전에도 대인이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다. 대인이라는 용어가 〈대종경선외록〉에는 5회 동장하고 있으며, 〈정산종사법어〉에는 10번이나 등장하여 누구나 대인될 소지가 없지 않으니 마음을 키우고 국을 넓히는 공부를 부지런히 하라(유촉편 29장)고 하였다. 따라서 원불교에서 말하는 대인은 국량을 키우는 성현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만일 대인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정산종사는 대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8조목을 밝힌 〈팔대인각경〉을 번역하였는데, 그것은 시창21년 <회보> 23호에 연재되었다. 여기에 밝혀진 내용을 간추려보면 오온(五蘊)에 집착하지 말 것, 탐착을 벗어날 것, 자족함을 알 것, 넷째 악습을 벗어날 것, 생사의 해탈을 이룰 것, 증오심을 벗어나 대정진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우리는 중생 심리를 벗어나 대인 곧 '큰 사람'의 심법으로 살아가야 한다. 〈대종경〉 불지품 11장에서 말하기를 "아무리 큰 살림이라도 하늘 살림과 합산한 살림같이 큰 살림이 없고, 아무리 큰 사람이라도 하늘 기운과 합한 사람같이 큰 사람이 없나니라"라고 하였음을 참조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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