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종법사님께서 유럽을 방문하신다는 연락을 받고, 이 일을 어찌하나 걱정이 됐다. 그리 넉넉하지 않은 우리 교당 사정에 더욱 걱정도 됐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 최원심 교무님을 모시고 교화협의회를 통해 행사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각 분야별로 일을 분업했고, 각자 맡은 바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 행사 준비를 철저히 할 수 있었다.

파리교당 20주년을 기념하여 유네스코 설법을 마치시고 종법사님 일행은 우리 교당으로 오셔서 대법회를 보게 됐다.
가장 큰 걱정은 장소 문제였다. 독일 교회를 빌려 행사를 준비하려 했는데 몇몇 교도가 '독일 교회에서 원불교 행사를 한다는 것이 맞지 않다'고 하며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정서적 적합성보다는 장소적 적합성을 따질 수 밖에 없었다. 대법회를 열 수 있는 여건의 공간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대법회 준비를 위해 슈퍼마켓에서 생활 용품과 김치 거리 두 박스를 구매한 적이 있었다. 교당에 돌아와 계산서를 확인하니, 배추 두 박스 값이 잘못 계산돼 있었다. 영수증을 가지고 다시 슈퍼마트에 가서 관리인을 만나 잘못된 계산을 설명하며 나머지 돈을 지불하니 관리인은 받지 않으며 회사 직원의 실수이며 차액이 얼마 되지 않으니 마음만 받겠다고 했다.

여기서 취사공부를 할 수 있었다. 사소한 일이지만 내가 우리 정법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찌 인과의 이치를 알며 인과의 이치를 알지 못한다면 이렇게 작은 취사지만 실행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법회 당일 종법사님께서 프랑크푸르트에 오셔서 행사 진행하는 모습과 장소에 대해 보고를 올렸더니, 오히려 큰 칭찬을 해주셨다.

내심 큰 걱정을 했기 때문에 우리들의 마음은 더욱 기뻤다. 모든 일을 쉽고 크게 생각하신 종법사님의 심법에 감사했다.
교당 방문 일정에서 식사며 의전관계 등 어떻게 모셔야할지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들은 기우였다.

오히려 종법사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편안하게 해주셨다. 본인의 움직임이 다른이에게 영향을 끼치게 하고 싶지 않으신 듯 했다. 내 스스로 걱정을 만들어 했을 뿐이었다. 너무나 편하게 대해주셨으며, 경제적 부담이나 마음에 부담을 주지 않으셨다.

성자님의 생활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주위를 편히 해주시고 일을 간소하게 해 좋은 법설과 칭찬으로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시는 자비가 넘치셨다.

종법사님의 운심처사 하시는 심법을 조금이라도 배워 살아가는 데 큰 수행길을 잡아가는데 많은점을 배울 수 있었다.
일은 쉽게 하고 생활은 간편하게 하며, 일을 복잡하지 않게 항시 간편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잡아가는 것이 큰 수행길임을 복잡한 생활 속에서는 큰 정력이 나오지 않음을 알았다.

취사하는 마음을 가꾸고 기르는데는 실천이 가장 중요하며 그 실행하는 과정에서 기쁨과 취사력을 길러 신앙심을 길러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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