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으로 이끄는 사도(使徒)
작업취사 과목 중심의 솔성
16조항, 믿음·자기수행·대인접물
양성공부와 견성공부 동시에 이루는 묘법

▲ 이종화 교무 부산교구 부산진교당
〈솔성요론〉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조항은 바로 '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은 믿을 것이요.'라는 조항입니다.

물론 이 조항은 솔성요론 맨 첫 조항이기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대종사님께서 정전을 마무리하시면서 원래는 3조에 있던 조항이었는데 1조로 옮기어 매우 강조하셨다는 내용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제시대였던 원기 27년 7월 어느 날 우리 교단을 감시하기위해 파견되어 있던 황가봉 순사가 '대종사님도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실 터인데 그 뒤에도 원불교(불법연구회)가 그대로 계승되어 나갈까요?'라고 묻자 대종사님께서 참으로 좋은 말을 물었다며 칭찬하시고 '대개 종교단체는 교주를 신봉하고 있는 고로 그 사람이 죽으면 흐지부지되고 마는 것이 흔한 일이나 이 교단은 나 개인을 믿기보다는 내가 낸 법을 옳다고 신봉하기 때문에 내가 죽어도 내 법은 영원히 계승할 것이다.'라고 답하시고 즉시 사무실에 있던 송도성을 불러 솔성요론 3조에 있던 '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은 믿을 것이요.'라는 조항을 제 1조로 돌리라고 하시고 기쁜 표정을 지으셨다고 합니다.(원불교신문 112호)

솔성요론은 교리상에서 보면 삼학 중 작업취사과목입니다. 즉 정신수양과목은 양성(養性)이요, 사리연구과목은 견성(見性)이요, 작업취사과목은 솔성(率性)입니다. 그러나 작업취사 공부인 솔성과목은 좀 더 확대해서 해석하면 견성과목과 양성과목을 다 포함한 과목이라고도 말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솔성요론 16조의 내용을 보면 정신수양과목과 사리연구과목을 다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나아가 바른 믿음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지로 바른 믿음과 견성과 양성을 바탕하지 않으면 진정한 솔성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솔성요론 공부를 하면서 양성공부와 견성공부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점검해 보아야하고 혹 바른 믿음에 바탕한 양성과 견성 없이도 솔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아야겠습니다. 다행히도 대종사님께서 밝혀주신 솔성요론 16조는 이런 우려를 다 넘어서서 솔성공부는 물론 저절로 양성공부도 되고 견성공부도 동시에 이뤄지는 요법이요, 묘법임을 알고 정진해야겠습니다.

솔성요론 16조항을 크게 분류해보면 1. 믿음을 통한 솔성법으로 ①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을 믿을 것이요, ②열 사람의 법을 응하여 제일 좋은 법으로 믿을 것이요, 등의 조항이 있으며, 2. 자기수행을 통한 솔성법으로 ③배우기를 좋아할 것이요, ④지식이 있다고 그 배움을 놓지 말 것이요, ⑤진리를 연구할 것이요, ⑥한 편에 착(着)하지 말 것이요, ⑧자기가 자기를 가르칠 것이요, ⑬정당한 일이거든 죽기로써 할 것이요, ⑭부당한 일이거든 죽기로써 아니할 것이요, 등의 조항이 있고, 3. 대인접물을 통한 솔성법으로 ⑦모든 사물을 접응할 때에 공경심을 놓지 말 것이요, ⑨잘못된 일이 있고 보면 남을 원망하지 말고 자기를 살필 것이요, ⑩다른 사람의 그릇된 일을 드러내지 말 것이요, ⑪다른 사람의 잘된 일을 세상에다 포양할 것이요, ⑫남의 세정을 알아줄 것이요, ⑮다른 사람의 원 없는 일은 권하지 말고 자기 할 일만 할 것이요, 16 보고 듣는 대로 원하는 데에 대조하여 연마할 것이니라. 등의 조항이 있습니다.

먼저 1. 믿음을 통한 솔성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믿음과 솔성의 연결이 잘 안 되는 것 같지만 솔성의 출발을 믿음으로 두신 것은 참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견성과 양성이 부족한 보통의 경우에 있어서 솔성의 표준을 믿음으로 잡아주시고 사람보다는 법에 두시고 법 중에서도 가장 좋은 법에 두신 점은 탁견이시며 우리 모든 중생을 위한 대자대비의 가르치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솔성을 잘 하려면 견성을 해야 하고 양성을 해야 한다는 등의 더 큰 과제가 주어지게 되는데 대종사님께서는 간명하게 법을 믿는 것으로 표준 잡아 주시어 누구라도 쉽게 솔성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대종사님께 거듭 감사를 올리며 법에 대한 믿음으로 솔성공부를 시작해야겠습니다.

다음으로 2. 자기수행을 통한 솔성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역시 이 분분에 있어서도 누구나 쉽게 실천 할 수 있도록 '배우기를 좋아하라. 지식이 있다고 그 배움을 놓지 말라. 자기가 자기를 가르치라.' 등을 표준 잡아 주셨으며 좀 더 깊이 있는 솔성공부 표준으로 '한 편에 착(着)하지 말라. 진리를 연마하라.'는 가르치심을 주셨습니다. 누구나 쉽게 실천 할 수 있도록 타이르듯이 가르치시던 흐름에서 천둥소리처럼 무서운 말씀도 있음을 알아야겠습니다.

정전(正典) 작업취사에서는 '정의는 기어이 취하고 불의는 기어이 버리라'고 밝혀 주셨는데 솔성요론에서는 '죽기로써 취하고 죽기로써 버리라'고 강조해 주심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3. 대인접물을 통한 솔성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부분에서 핵심은 7조 '모든 사물을 접응할 때에 공경심을 놓지 말라.'는 조항일 것입니다.

특히 잘한 사람은 물론 잘못한 사람까지도 공경심으로 대하는 표준을 잡아 주셨으며, 은악양선을 통한 권선의 대의를 실현하되 남의 세정을 알아주고, 지나친 강권도 삼가하고 오직 공경심으로 대하여 모든 부작용을 예방하고 진정한 권선이 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대인접물 간에 원하는 데에 대조하고 연마하여 그 원을 이루라고 결론을 내려 주셨습니다.

위와 같이 세 가지로 나누어 정리한 내용을 다시 핵심적으로 요약한다면 1. 믿음을 통한 솔성법은 법에 대한 믿음으로, 2. 자기수행을 통한 솔성법은 공부심(工夫心)으로, 3. 대인접물을 통한 솔성법은 공경심(恭敬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산종사님 법문3집 법훈편41장 말씀에 "삼십 계문을 범하는 것은 지옥으로 이끄는 사자요, 솔성요론 16조를 실천하는 것은 극락으로 이끄는 사도(使徒)이다"라고 밝혀 주셨습니다.

우리 모두 솔성요론을 극락으로 이끌어 주는 사도로 알고 스승으로 모시고 잘 실천하여 극락생활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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