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연구해서 더 건강한 밥상 차리고 싶어요"

▲ 김희자 대표.
불교의 삼보사찰 중 법보 사찰로 유명한 해인사가 있는 합천. 산수와 풍광이 아름답다. 오죽했으면 수려한 합천으로 불렸을까. 산사에 들러 번뇌를 잠재우고 합천읍내로 접어들었다. 많은 음식점 중에서 농협 중앙회 옆에 위치한 '콩세상 웰빙밥상 합천점'이 눈에 띈다. 1층 현관 유리창에는 향토적 정서가 배어 있다. 항아리들이 가지런하게 줄지어진 사진들이 예쁘다. 입구에 들어서자 정갈한 실내가 바로 보인다. 한지벽지로 인해 자연친화적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한옥 방문 문틀을 이용하여 꾸민 차림표에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자연 재료로 맛을 내고 있습니다'란 문구가 이 음식점의 철학임을 금세 알수 있다. 김희자(43) 대표의 말을 들어 보면 쉽게 이해된다.

"평소 자연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별스런 준비없이 우연한 기회에 음식점을 열게 되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소박하게 출발했습니다."

올해 5월부터 문을 연 '콩세상 웰빙밥상 합천점'은 김 대표의 노력 덕분인지 먹거리에 관심이 있거나 건강한 밥상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 찾고 있다. 은행, 관공서 직원들 역시 주 고객이다. 점심시간에는 북적인다. 이것은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합천은 한우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웰빙 밥상을 차리니 지역 정서상 빠르다는 인식은 있었으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음식 만드는데 정성을 다하다 보면 손님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입니다."
차림표를 살펴보니 청국장(7,000원), 순두부(7,000원), 콩까스(7,000원), 빈대떡(8,000원), 콩스테이크(10,000원), 떡 갈비(13,000원), 매콤한 갈비찜(25,000원)이 주 메뉴다. 손님들은 주로 콩 관련 제품을 많이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후 5시30분이 되자 김 대표는 한상 가득히 청국장과 베지 푸드에서 공급받고 있는 콩스테이크를 내 놓는다. 상 위에 자리잡은 발효식품인 작두콩 청국장은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청국장 안에는 두부, 호박, 무, 파 등을 썰어 넣었다. 작두콩 청국장은 메주콩에다 작두콩을 넣어 냄새를 감소 시켜 만든 특허출원제품이라 더 호감이 갔다.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콩스테이크 역시 한 번 시식해 보라는 그의 배려가 담겨 있었다.

"작두콩 청국장을 드신 손님들이 다들 맛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니 그 기운이 맛에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우선 청국장을 비벼 드셔 보세요."

김 대표의 안내에 따라 스테인레스 그릇에 우선 밥을 넣어 본다. 그런 후 청국장을 먼저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 콩나물과 미역을 비롯 새우젓갈, 고춧가루, 마늘, 생강, 깨소금으로 맛을 낸 무채나물을 넣어 쓱쓱 비벼 먹으면 음식 궁합이 따로 없다.

밑반찬 역시 맛깔스럽다. 더덕 무침, 영광 조기 외에도 장아찌 종류가 많다. 마늘, 깻잎, 고추 장아찌가 식욕을 자극한다. 이외에도 양파, 방풍, 뽕잎, 우엉, 달래순, 무말랭이, 모듬 장아찌가 식단에 등장할 때도 있다. 부침개와 잡채는 기본 메뉴다. 손님들을 위한 배려다. 장아찌는 김 대표의 적중면 두방리 귀틀집 텃밭에서 무공해로 재배된 식재료들이라 믿을만 하다.
김 대표로 부터 장아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장아찌를 한 입 먹어보니 상큼한 맛이 그대로 살아난다.
"음식점을 열기 전에도 해마다 장아찌 10여 가지를 담가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일반 손님들에게도 그 맛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인 장아찌는 생수, 간장, 설탕, 식초를 사용하나 붉은 빛이 도는 조선 마늘 장아찌의 경우 생수, 소금, 설탕, 식초를 일정비율로 맞춘다. 깻잎은 담는 방법이 여러 가지임을 알 수 있다.

"밑반찬은 전국에서 괜찮다는 식재료를 주문하여 손님들의 상에 올리고 있습니다. 명이나물, 방풍, 마, 문어, 굴비 등입니다. 손님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양념은 아끼지 않고 사용합니다."

김 대표가 이런 사고를 가지게 된 데는 친정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어릴 때부터 화학조미료를 넣은 음식을 먹어 본 기억이 없는 그녀다. 결혼하고 나서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더욱 깊어졌다. 음식점을 하면서도 좋은 밥상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평소 먹거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늘 했습니다. 가족들에게 자연식으로 먹이고 있습니다. 이 마음이 손님들에게 전달되고 있어요. 어떤 손님들은 다른 지역에서 드신 것을 자상히 설명하면서 음식으로 만들어 보라고 권하기도 하지요. 고마운 인연들입니다."

김 대표는 이처럼 타 지역의 음식에 대해 설명해 주거나 음식이 맛있었다는 손님들의 말에 힘을 얻기도 한다. 음식에 대한 한 마디 한 마디 말이 콩세상 웰빙밥상이 합천지역에 뿌리 내릴 수 있는 기본 자산이 된다. 곧 음식 맛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동안 듣고 맛 보았던 음식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제 손 맛에만 믿는 것에서 벗어나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것이죠. 음식 전문인들을 찾아가 배우면서 손님들의 건강을 더 생각하는 밥상을 차리고 싶습니다."

입안에 아련함이 남아 있는 밑반찬을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그의 정성이 그대로 손님들에게 전달되리라 믿어 본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김 대표가 식후에 내 놓은 숭늉을 마셨다. 맛 또한 구수하면서도 깔끔했다.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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