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재를 49일로 정한 이유

대종사께서는 '사람이 죽으면 대개 49일 동안 중음에 어렸다가 각기 업연을 따라 몸을 받게 되므로, 과거 부처님 말씀을 인연해서 49일로 정하여 천도 발원을 한다' 하시고, 그러나 '명을 마친 즉시 착심을 따라 몸을 받게 되는 영혼도 허다하다'고 하셨다.

죽은 뒤의 영혼이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 허공에 머무는 기간을 '중음'이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명을 마친 사람이 살아 생전의 관념을 청소하는 기간을 49일로 본다고 한다.
제일 먼저 안식(眼識)이 소멸되는데 7일, 이어서 이식(耳識)이 7일,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의 순으로 소멸된다고 한다.

이처럼 전 5식의 잔상이 모두 소멸되고 이어서 제 6식인 의식(意識), 그리고 제 7식인 말라식이 소멸된다. 제 7식까지 모두 소멸되고 나면 제 8식인 아뢰아식만 남게 되는데, 이 아뢰아식은 원래 육신에 근(根)을 두고 있지 않고 훈습된 식이다.

이와 반대로 사람이 생겨날 때는 제 8식이 가장 먼저 오고 이어서 제 7식 6식 5식이 차례로 뒤따라 온다고 한다.
대종사께서 '태아가 모태 가운데 있을 때에는 그 영식(靈識)이 어리는 때'라고 하셨다.

또한 우리의 〈예전〉에는 사람이 출생 후 7주일이 되면 출생 7주 기원식을 올리도록 하셨으니, 이를 미루어 보건대 아마도 출생 후 대략 7주일에 이르기까지 제 7식과 의식, 전오식 등이 서서히 형성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이와 같이 대개는 49일간 중음에 있다가 각기 업연을 따라 새 몸을 받지만, 명을 마친 즉시 착심을 따라 몸을 받아 악도에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셨다. 대산종사께서도 대개의 영은 중음에 있다가 몸을 받지만 숨지면서 바로 악도에 떨어지는 영도 많기 때문에 49일간 중음에 머무는 영도 보통 영은 아니라고 하셨다.

또 49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원한 등의 강한 집착으로 인하여 그 잔상을 거두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원귀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강한 착심으로 원귀가 되거나 또는 악도에 몸을 받게 되는 것을 방지하고, 영가로 하여금 청정한 본래 자성을 회복하여 선도에 수생하도록 도와주기 위하여 부처님의 법문으로 7·7 천도재를 올려주는 것이다.

설사 그와 같은 악업은 짓지 않았다 할지라도 정성어린 천도 축원은 영가로 하여금 더욱 복과 지혜를 증진하는 길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니, 열반 후 천도 축원을 받는 복만 하여도 큰 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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