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전무출신 시대 개막
한겨레중고등학교 매개로 가족교화 힘써야

▲ 종교문화체험에 나선 새터민.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 탈북자 수는 지난해 11월15일 기준으로 2만500여명이다. 2007년 1만명을 돌파한 뒤 불과 3년 만에 2만명을 넘어서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탈북자 2만명 시대가 도래했지만 그들에 대한 남한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차갑다.

탈북 형태도 초기에는 홀로 남한에 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족동반이 40%에 달하고 연령별로는 30대가 32.5%로 가장 많다. 20대가 27.4%, 40대가 15.2%, 10대가 11.6% 순이다. 탈북한 새터민들의 북한에 있을 때 직업은 무직이 49.3%에 달했고, 그 외에는 노동자 38.8%, 서비스직 3.8% 등이다. 최종학력은 고졸이 70.2%, 전문대졸업이 9%, 대학졸업이 7.4%, 초등학교 졸업이 6.1% 순으로 파악됐다. 남한 내 거주지는 서울 31%, 경기25.7%, 인천9.2% 등 수도권에 65%이상이 몰려있는 분포도를 나타내고 있다.


남한사회에 적응하고 있는 한 새터민은 "하나원에서 타자연습과 컴퓨터 등을 가르쳐 주지만 정작 사회에서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아 남한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예의범절이나 조직에서의 처세술, 공과금 납부나 창업 노하우, 취업을 위한 면접 가이드 등 북한과는 다른 분위기로 인해 일상에서 부딪치는 부분들을 보완해 줄 것을 요구한다. 한마디로 남한에서 살아가는데 '생존의 처세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단에서의 탈북자 교화에 대한 현황은 어떠할까. 교단적으로는 한겨레중고등학교가 탈북청소년의 한국 적응을 돕고 있고 탈북인 자활쉼터 평화의집이 새터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 봉공회나 여성회 등에서 산발적인 새터민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경기인천교구 여성회에서 펼치는 새터민 학생 결연사업이나 서울교구의 새터민을 위한 직업체험 워크숍, 여주교당의 새터민 돕기 사업, 복지단체의 새터민청소년 지원성금전달 등으로 사회통합에 앞장서고 있다.


(사)평화의친구들과 원불교 탈북인 자활기관인 '평화의집'이 공동으로 탈북자들의 남한 내 정착을 지원하는 종교문화체험행사를 갖기도 했다. 또한 원기94년에 이원각(48) 덕무를 배출하면서 새터민 전무출신시대를 개막했다. 이 덕무의 출가는 서울교구 성동교당(당시 교무 김대선)에서 새터민을 위한 평화의집을 운영하면서 원불교와 인연을 맺으면서 계기가 됐다. 현재는 교단에서 운영하는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 근무하며 새터민 청소년들의 한국 적응을 돕고 있다.


새터민 2만명 시대를 맞고 있는 지금, 교단적인 새터민 교화정책은 사실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교당이나 교구의 자발적인 접근에 맡길 뿐 통일을 대비한 새터민 교화에 중점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런 새터민 특수교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한겨레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새터민 가족교화가 남한사회 적응 교육과 함께 이루어질 때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다.


성동교당에서 새터민 교화시대를 연 김대선 문화사회부장은 "교단정책으로 새터민 교화를 추진하는 것은 재원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원불교은혜심기운동본부나 원불교사회복지협의회가 새터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그들을 위한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한 사회 적응과 미래 남북통일을 대비한 작은 시작임을 인식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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