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앉아 있으면, 5분 부처

오늘날 사람들은 종교적인 수행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의 삶에 도움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명상과 요가, 선 등을 많이 하고 있다. 선(禪)을 통해 얻은 수행의 힘이 자신의 삶에 안정과 평화를 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선(禪)'의 어원은 자나(jhana) 혹은 잔(jhan)으로 그 의미는 정(定)·정려(靜慮)·기악(棄惡)·사유수(思惟修) 등으로 고요히 생각함, 생각하여 닦음 즉 생각을 가라앉혀 산란치 않게 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가지 선의 자세 가운데 앉아서 하는 선을 좌선(坐禪)이라고 한다. 좌선은 마음에 있어 망념을 쉬고 진성을 나타내는 공부이며, 몸에 있어 화기를 내리게 하고 수기를 오르게 하는 방법으로, 망념이 쉬면 수기가 오르고 수기가 오르면 망념이 쉬어서 몸과 마음이 한결 같으며 정신과 기운이 상쾌해진다.

좌선이 잘되면, 자연히 온몸이 편안하고 정신이 상쾌해져 고요하고 맑은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좌선은 모든 번뇌를 끊고 오직 적적성성(寂寂惺惺)한 경지에 머물러서 사람의 순연한 근본정신을 양성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좌선을 많이 하면 수승화강(水昇火降)이 되어 향긋하고 맛있고 구수한 침이 혀 밑에서 나오는데, 그것을 감로수라고 하며 감로수를 많이 마시면 정신이 맑고 상쾌해진다. 이렇게 좌선을 오래 오래 계속하면 차차 정신의 수양력을 얻어서 온전한 정신이 회복되고 일과 이치도 밝게 분석하게 된다.

이러한 수양력을 얻으려면 어떻게 좌선에 임해야 할까? 좌선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좌선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편안하고 즐거워야 한다. 편안하고 즐겁기 위해서는 우선 만족해야 하고, 만족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추구하는 바가 없어야 한다. 일체의 바람을 놓고 쉬어야 하며 심지어 깨닫고자 하는 마음조차도 하나의 망상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 '나'라고 하는 생각이나 깨치고자 하는 마음까지도 모두 놓아버려야 한다. 좌선이란 몸을 주저앉혀 고요히 할 뿐만 아니라, 마음을 주저앉혀 편히 쉬는 것이다. 그렇게 앉아있는 사람은 이미 부처이니 부처가 되고자 애쓸 필요가 없다.

아울러 좌선할 때에는 '나'와 '내 것'이라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우리의 생각은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고 흔들리지만 사량분별이나 지견의 이해 및 알음알이로 깨닫고자 하면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깨치기 어렵다. 참 나는 본래 완전하기 때문에 더 이상 그릇됨만 없으면 자성의 계(戒)계요, 더 이상 산란함만 없으면 자성의 정(定)이요, 더 이상 어리석음만 없으면 자성의 혜(慧)인 것이다. 그러므로 더 이상 그 무엇도 추구할 필요 없이 다만 5분 앉아 있으면 5분 부처인 것이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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